경제·금융 재테크

[S머니]동전 사라진 사회의 역설…소액 투자 확대 불 붙었다

카드·페이로 결제후 생긴 잔돈

설정해두면 자동으로 저축·투자

목표달성 재미 더한 상품 줄이어

유통업체와 협업, 쿠폰 제공 등

MZ세대 마케팅 수단으로 각광





현금 사용 비중이 급감하고 물가 상승으로 1,000원 미만의 상품도 줄어들면서 일상생활에서 동전을 찾아보기 힘들어졌다. 과거에는 동전을 저금통에 모았다가 은행에 가져가 저축하는 문화가 있었으나 요즘 은행에서는 아예 동전을 취급하지 않는 영업점도 적지 않다. 동전 없는 사회가 가속화되면서 금융권에서는 소액 금융 상품이 빠르게 자리 잡는 추세다. 현금 대신 카드나 페이 등으로 결제하고 남은 자투리 돈을 별도의 저축 계좌에 모으거나 소액 투자가 가능한 서비스를 금융권이 앞다퉈 선보이고 있다.



매일, 매주 단위로 꾸준하게 돈을 모아 나가는 재미를 더한 상품도 잇따라 선보였다. 최대 3만 원 이내에서 다양한 형태로 가입할 수 있도록 한 상품에 이모티콘을 제공하거나 유통 업체와의 협업으로 할인 쿠폰을 제공하는 것도 인기 요인이다. 소액 금융 상품은 적은 돈이지만 꾸준히 쌓여 가는 모습을 확인하고 재미를 느낄 수 있도록 하는 일종의 ‘펀(fun) 마케팅’으로 MZ세대를 중심으로 한 젊은 고객을 확보하는 수단으로도 자리 잡았다.



19일 금융권에 따르면 하나은행은 4월 20일부터 잔돈 적립 가맹점에서 이용자가 현금이나 상품권으로 물품 구매대금을 결제한 후 생기는 잔돈을 현금카드에 연계된 계좌로 입금하는 ‘가맹점 잔돈적립서비스’를 실시한다. 하나은행은 이를 위해 현금 IC카드 이용약관 개정을 예고했다.

이는 앞서 이달 2일 내놓은 ‘잔돈펀드’의 서비스에 잔돈 모으기 기능을 추가하기 위함이다. 하나은행은 금융 상품 가입에 익숙하지 않은 초보 투자자를 위해 잔돈뿐만 아니라 소액으로도 투자를 시작할 수 있는 잔돈펀드를 운영 중이다. 1,000원부터 시작해 누구나 손쉽게 투자할 수 있도록 했고, 100원 이상의 잔돈으로 추가 투자가 가능하게 해 자투리 돈으로도 쉽게 펀드 투자가 가능하다. 다음 달부터 잔돈 모으기 기능이 더해지면 ‘원큐페이’ ‘체크카드’ 결제 시 남은 잔돈이 자동으로 투자되도록 설정할 수 있다. 금연 등 미션 수행 시마다 적립되는 등 고객의 투자 경험을 지원하는 다양한 서비스도 포함될 예정이다.





재미를 더한 금융 서비스는 카카오 금융 계열사가 활발하게 진행 중이다. 카카오뱅크는 2019년 12월 ‘소액’ ‘자동’ ‘재미’를 키워드로 입출금 통장의 잔돈이 따로 저축되는 ‘저금통’을 출시했다. 실물 저금통을 가상 공간에 만든 개념으로 금리는 연 2.0%로 일반 저축 상품에 비해 높은 편이다. 저축 금액이 바뀔 때마다 이미지가 바뀌며 저축 금액은 매월 5일에만 확인할 수 있게 해 궁금증을 자아내도록 했다. 저축 현황을 SNS로 공유할 수 있게 한 것도 특징이다. 저금통 서비스는 지난해 3월 업그레이드됐다. 인공지능(AI)이 저금통 연결 계좌의 입출금 패턴과 잔액을 분석해 잔액 추이를 예상하고 이에 맞는 저축액을 자동으로 산출해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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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카오페이는 카카오페이로 결제하면 1,000원 미만 동전은 알아서 계산해 미리 지정한 펀드에 투자하는 ‘동전모으기’와 카카오페이로 결제 시 랜덤으로 제공되는 리워드를 제공하는 ‘알모으기’ 서비스를 시행 중이다. 알모으기로 받은 리워드는 페이머니로 지급받거나 지정한 펀드에 투자할 수 있다. 이들 서비스는 계열사인 카카오페이증권의 펀드 투자금으로 자동 활용할 수 있다.

금액을 줄이는 것은 물론 기간도 단축해 장기 투자에 대한 부담을 덜어주고 빠르게 목표에 달성할 수 있도록 한 상품도 금융권의 트렌드로 자리 잡았다. 카카오뱅크가 2018년 6월 선보인 26주 적금이 대표적이다. 설정 금액(1,000·2,000·3,000·5,000·1만 원)만큼 매주 증액되는 형태로 1,000원짜리 상품에 가입하면 첫 주는 1,000원, 둘째 주는 2,000원, 셋째 주는 3,000원식으로 늘어나는 상품이다. 가입자에게 이모티콘을 제공하기도 하고 최근에는 이마트·마켓컬리 등과 협업해 자동이체 등의 조건을 충족할 경우 할인 쿠폰까지 제공해 인기가 높다.

기존 적금 상품의 최단기간 1년을 6개월가량으로 줄이자 비슷한 상품이 연이어 출시됐다. NH농협은행은 6개월짜리 모바일 전용 예금 상품인 ‘NH올원5늘도적금’을 출시했다. 월요일부터 금요일까지 주 5일간 매일 저축할 수 있는 적금으로 계좌별 월 한도는 70만 원이다. 매회 1,000원 이상 10만 원 이내에서 입금할 수 있고, 자동이체 금액은 매일 1,000원 이상 3만 원 이내에서 가능하다.



우리은행이 내놓은 ‘200일적금’도 비슷한 상품이다. 소액으로 단기간 목표를 달성하는 원리는 동일하다. 잔돈을 매일 자동으로 입금해 쌓을 수 있는데 하루 3만 원 이내에서 자신에게 맞는 플랜을 설정할 수 있다. 입금 계획은 △내가 정한 특정 금액을 매일 자동이체하는 자동이체 플랜 △매일 푸시를 받아 누르면 한 번에 입금되는 꾹 입금 플랜 △내가 지정한 계좌의 일정 금액 미만 잔돈을 매일 자동으로 입금하는 계좌 자투리 적립 플랜 등으로 나뉜다. 적금 이율도 우대금리 연 1.3%를 더하면 최대 2.3%까지 받을 수 있다.

/김광수 기자 bright@sedaily.com


김광수 기자 bright@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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