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불어민주당 당권 주자들이 출마를 앞두고 여권의 핵심 지지 기반인 호남을 잇따라 방문하면서 당권 경쟁이 치열해지고 있다. 당원 상당수가 몰려 있는 호남은 당 대표직이 내년 대선의 승패를 가를 수 있는 곳인 만큼 후보들의 연이은 방문은 세 대결이 본격화했음을 보여준다는 평가다.
21일 정치권에 따르면 ‘3파전’ 구도를 형성해온 송영길(5선) 의원과 우원식(4선) 의원, 홍영표(4선) 의원은 최근 호남을 방문해 여권 텃밭 민심을 향한 구애에 나섰다. 송 의원은 지난 15일부터 5박 6일 일정으로 광주·전남 지역을 순회했다. 전남 고흥 출신인 그의 당권 도전은 이번이 세 번째다. 1980년대 학생운동권의 맏형격인 송 의원은 높은 대중 인지도와 인맥, 조직력을 강점으로 내세워 당심 확보에 주력하고 있다. 2017년 문재인 대통령 후보 선대위원회 총괄본부장을 지낸 이력을 내세워 당권을 좌우하는 친문(親文) 표심에도 다가섰다.
앞서 우 의원도 지난달 광주·전남 지역을 돌며 단체장, 지방의원, 당원들과 접촉했다. 우 의원은 초대 을지로위원장 활동, 더좋은미래 활동 등을 통해 당내 개혁 성향 의원들과 폭넓게 교류해왔다.
홍 의원 역시 지난달 광주·전남 지역을 방문, 광주 군 공항 이전 관련 단체를 만나고 지방의원들과 간담회를 열었다. 그는 원내대표 시절 ‘광주형 일자리’를 지원한 바 있으며, 광주 군 공항 이전 문제를 정부가 해결해야 한다고 주장하면서 호남 지지층 결집에 집중했다.
이들은 내달 서울·부산시장 보궐선거 이후 출마를 공식 선언할 예정이다. 보궐 선거 이후 당권 후보들의 세 결집에 속도가 붙을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출마 선언이 잇따를 경우 보선 이후 민주당의 당권 경쟁을 더욱 치열해질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민주당의 한 관계자는 “보선 결과가 나온 뒤에 치러지는 당 대표 선거인 만큼 현재로서는 당권의 향배를 가늠하기 어렵다”면서도 “보궐선거 결과에 따라 이익을 얻는 후보와 손해를 보는 후보가 나오면서 후보들간의 난타전으로 이어질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고 전했다. 한편 차기 당 대표를 뽑는 전당대회는 오는 5월 9일 치러질 전망이다.
/이희조 기자 love@se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