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린이보호구역(스쿨존)에서 초등학생을 치어 숨지게 한 화물차 운전기사가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에 출석했다.
특정범죄 가중처벌법상 어린이보호구역치사 혐의로 사전 구속영장이 청구된 화물차 운전기사 A씨는 22일 오후 1시 50분께 영장실질심사가 열리는 인천지법에 들어섰다. A씨는 법정 앞에서 "사고 장소가 스쿨존인지 알았느냐. 왜 2차로에서 불법 우회전을 했느냐"는 취재진의 잇따른 질문에 묵묵부답이었다. 다만 "당시 피해 초등생을 못 봤느냐"는 물음에는 고개를 끄덕였다.
A씨의 영장실질심사는 이날 오후 2시 30분부터 장기석 인천지법 영장전담 판사가 진행하며 구속 여부는 오후 늦게 결정될 예정이다. A씨는 이달 18일 오후 1시 50분께 인천시 중구 신흥동 한 초등학교 앞 스쿨존에서 혼자 횡단보도를 건너던 초등생 B(10)양을 25t 화물차로 치어 숨지게 한 혐의를 받고 있다.
조사 결과 그는 '미리 도로 우측 가장자리를 서행하면서 우회전을 해야 한다'는 도로교통법 규정을 어기고 편도 3차로 중 직진 차로인 2차로에서 불법 우회전한 것으로 드러났다. 사고 현장은 통상 차량 운행 제한 속도가 시속 30㎞인 스쿨존과 달리 시속 50㎞였다. 스쿨존의 차량 제한 속도는 반드시 시속 30㎞는 아니며 차량 흐름을 고려해 경찰이 결정한다.
경찰은 스쿨존에서 발생한 사망 사고인 점을 고려해 A씨에게 이른바 '민식이법'인 특정범죄 가중처벌법상 어린이보호구역치사 혐의를 적용했다. 민식이법은 2019년 9월 충남 아산 한 초등학교 앞 스쿨존에서 교통사고로 숨진 김민식(사망 당시 9세)군의 이름을 따 개정한 도로교통법과 특정범죄가중처벌법을 합쳐 부르는 말이다.
한편 사고 후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 '스쿨존에 트럭 다니게 하지 말아주세요'라는 제목의 글이 올라왔다. 초등생으로 추정되는 청원인은 “트럭에 치여 숨진 아이는 제 동생의 친구”라며 “스쿨존에 화물차가 다니지 않도록 제발 한 번씩 동의해달라”고 호소했다.
/박예나 인턴기자 yena@se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