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 세계를 휩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발(發) 경제위기도 국회의원은 빗겨갔다. 경기침체 등으로 우리 국민들의 총소득(GNI)은 지난해도 줄어들며 10년 만에 2년 연속 감소했지만, 국회의원은 10명 가운데 8명이 오히려 재산이 증가했다.
지난해는 코로나19 사태로 정부와 국회가 지난해 4차례 추가경정예산을 편성해 66조 8,000억 원을 더 쓸 정도로 경제상황이 긴박했다. 하지만 국회의원 대부분은 오히려 재산이 늘며 ‘코로나 무풍(無風)’ 지대에 있었다.
국회의원 298명 중 274명 재산 증가
1억 이상 늘어난 의원만 168명 달해
1억 이상 늘어난 의원만 168명 달해
국회 공직자윤리위원회가 25일 공개한 2021년 국회의원 정기재산변동사항 신고 내역을 보면 지난해 12월 31일 기준으로 국회의원 298명 가운데 1년 전보다 재산이 늘어난 의원은 247명(82.9%)로 집계됐다.
코로나19가 대한민국 경제를 휩쓸었지만 국회의원들은 감염병이 없던 평년보다 재산이 더 늘었다. 지난해 재산 증가율(82.9%)은 2019년(73.5%)보다 재산이 불어난 비율이 9.4%포인트 뛰었다.
재산이 1억원 이상 불어난 의원만 56%인 168명에 달했다. 10억원 이상 늘어난 의원이 9명(3.0%), 5억원 이상∼10억원 미만 18명(6.0%), 1억원 이상∼5억원 미만 141명(47.3%) 등이다. 5,000 만원 이상∼1억원 미만은 46명(15.4%), 5,000만 원 미만 33명(11.1%)이었다.
1년 사이에 자산이 가장 많이 불어난 의원은 지난 총선에서 미래통합당에서 탈당해 무소속으로 당선된 윤상현 의원이다. 윤 의원은 지난해 184억2,040만원이 증가했다고 신고했다. 상장주식 매각과 비상장 주식 가액이 변동되며 재산이 늘었다. 더불어민주당 박정 의원도 139억63만원 증가했다. 마찬가지로 비상장주식 가액 변동이 재산이 늘어난 이유다. 이 밖에 민주당 홍익표, 국민의힘 박성중·안병길, 박병석 국회의장, 국민의힘 정점식, 민주당 김회재·김병욱 의원 등도 재산이 10억원 넘게 늘었다.
반면 재산이 감소한 의원은 51명으로 전체의 17.1%였다. 재산 감소 규모별로는 5,000만원 미만 16명(5.4%), 5,000만 원 이상∼1억 원 미만 11명(3.7%), 1억 원 이상∼5억 원 미만 14명(4.7%), 5억 원 이상∼10억 원 미만 3명(1.0%), 10억원 이상 7명(2.4%)이다.
국회의원 가운데 신고액이 500억원 이상인 2명(무소속 전봉민, 박덕흠 의원)을 뺀 296명의 재산 평균은 23억 6,136만원이었다. 이는 전년도 평균 재산 신고액인 24억8,539만원보다 1억2,403만원(5%) 줄어든 것이다.
50억 이상 자산가 24명·평균 재산 28억 원
진선미·강선우 의원 재산 ‘마이너스’ 등록
진선미·강선우 의원 재산 ‘마이너스’ 등록
재산 규모별로 보면 50억원 이상 자산가가 24명(8.1%), 20억원 이상∼50억원 미만이 76명(25.5%), 10억원 이상∼20억원 미만이 89명(29.9%)이었다. 또 5억원 이상~10억원 미만이 66명(22.1%), 5억원 미만 43명(14.4%) 등이다. 500억원 이상 자산가 2명을 포함하면, 의원들의 평균 재산은 28억4,017만원이다.
가장 재산이 많은 의원은 전봉민 의원으로 914억2,087만원을 신고했다. 지난해보다 642만원 늘었다. 전 의원의 재산 중에는 본인이 대표이사로 있던 이진주택(1만주), 동수토건(5만8,300주) 등 비상장주식이 858억7,313만원으로 가장 비중이 컸다.
전 의원에 이어 박덕흠 의원이 559억 8,854만원, 박정 의원이 453억1,148만원을 신고해 뒤를 이었다. 윤상현, 국민의힘 백종헌·김은혜, 무소속 이상직, 국민의힘 한무경·이주환·강기윤 의원이 100억 넘는 자산을 보유해 차례로 4∼10위에 올랐다.
반면 민주당 진선미 의원은 마이너스 재산(-10억2,855만원)을 신고하며 지난해에 이어 최하위를 기록했다. 다만 감소폭이 작년보다 1억1,701만원 줄었다. 민주당 강선우 의원(-4억1,765만원)과 김민석 의원(-3억7,227만원)도 자산보다 빚이 많은 마이너스 재산을 기록했다.
이번에 재산이 공개된 의원은 298명이다. 지난해 말 기준 국무위원을 겸직한 전해철 행정안전부 장관과 이인영 통일부 장관은 행정부 소속으로 재산을 공개했다.
/구경우 기자 bluesquare@se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