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그룹의 통합 온라인몰 '롯데온' 새 대표에 나영호(사진) 이베이코리아 전략기획본부장이 내정됐다. 조영제 대표가 롯데온 부진에 대한 책임을 지고 사의를 표명한 지 약 한 달 만으로, 롯데는 당시 외부 전문가 도입을 통한 체질 개선을 약속한 바 있다.
25일 유통업계에 따르면 롯데쇼핑은 나 본부장을 e커머스 사업부장에 내정하고 이르면 다음 주 공식 임명할 예정이다.
나 내정자는 e커머스 전문가로 현대자동차그룹, LG텔레콤, 대홍기획 등을 거쳐 2007년부터 이베이코리아에서 근무했다. 특히 대홍기획 시절 롯데닷컴 설립부터 전략, 마케팅 등 주요 업무를 수행한 인연이 있다. 이후 이베이코리아에서 스마일페이 사업 등을 총괄하면서 현대카드·토스·GS리테일과의 협업을 이뤄내며 주목 받기도 했다. 나 내정자는 1세대 e커머스인 이베이코리아의 노하우를 접목해 롯데온 혁신을 주도할 것으로 알려졌다. 롯데 내부 사정을 잘 안다는 점에서 조직 내 적응과 관리에도 유리할 것으로 보인다.
롯데는 그동안 실적 부진으로 자리에서 물러난 조 대표 후임으로 새로운 인물을 물색해왔다. 롯데온은 지난해 4월 야심차게 출범했지만 초반 시스템 오류 등으로 삐걱대면서 고전을 면치 못했다. 롯데온의 지난해 거래액은 7조6,000억 원으로 전체 온라인 쇼핑 거래액(161조 원) 대비 비중은 약 4.7%에 불과하다. 지난해 이베이코리아 거래액은 20조 원이다. 특히 같은 기간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여파로 비대면 소비가 증가하면서 비슷한 시기에 e커머스 시장에 뛰어든 신세계 등 경쟁사보다 뒤쳐진 실적을 기록하자 롯데 내부에서도 비판의 목소리가 커졌다. 이번에 롯데온 구원 투수로 영입된 나 내정자는 조직 재정비부터 시스템 고도화 및 편의성 강화를 이끌 것으로 전망된다.
일각에서는 나 내정자의 영입을 두고 이베이코리아 인수를 위한 사전 밑그림이라는 해석을 내놓고 있다. 이베이코리아의 내부 사장을 잘 아는 인물로 인수전을 유리하게 이끌 수 있고, 만약 합병에 성공하면 이후 발생할 시행착오도 줄일 수 있다는 관측이다.
/박민주 기자 parkmj@se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