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사 협업 툴로 효율적인 소통을 체감한 직장인들이 e메일이나 인트라넷 등 이전 업무 환경으로 되돌아가기는 쉽지 않습니다. 마치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로 접한 원격·비대면 경험과 습관이 코로나19 이후에도 사라지지 않는 것과 같습니다.”
협업 툴 스타트업인 토스랩의 김대현(38·사진) 대표는 최근 서울경제와의 인터뷰에서 “기업 경쟁력을 높이기 위한 협업 툴의 전사적 도입은 거스를 수 없는 추세”라며 이같이 말했다.
토스랩이 개발해 지난 2015년 내놓은 협업 툴 ‘잔디’는 카카오톡 같은 메신저와 흡사하다. 주제별 대화방을 자유롭게 개설할 수 있고 소통창에서 업무 파일 저장·검색·공유가 가능하다. 새로 팀에 합류한 직원도 프로젝트 이력을 손쉽게 검색할 수 있다. 김 대표는 “후임자에게 인수인계할 때 일일이 자료를 넘기는 수고를 할 필요가 없다”며 “굳이 익히지 않아도 사용할 수 있게 한 직관적 설계도 강점”이라고 설명했다.
협력 업체와 소통할 때는 게스트로 초대하는 대신 다운로드 기록 관리, 자료 접근 제한 등 보안 기능이 작동한다. 그는 “여전히 국내 기업 90%의 직원들은 개인 메신저로 소통·지시를 받는데 공적·사적 대화 구분이나 업무 공유가 어려운 실정”이라며 “협업 툴을 도입한 기업은 효율이 높아지고 의사 결정 속도가 빨라졌다는 반응이 많다”고 설명했다.
잔디의 누적 가입자는 지난해 말 220만 명을 넘었다. 국내산·외국산이 각축을 벌이는 시장에서 입소문을 탄 덕이다. 현재 잔디를 이용해 협업하는 팀은 약 28만 개로 그 가운데 90%가 기업 소속이다. LG CNS, CJ E&M 등 대기업 계열사들의 일부 부서들이 사용하고 있고 아워홈·넥센타이어·코스맥스·탑엔지니어링 등은 전사적으로 도입했다. 그는 “지금은 협업이 기업 내 모든 부서를 통해 이뤄지는 추세”라며 “협업 툴의 매출 증대 효과가 입증되고 있는 만큼 사내 커뮤니케이션 개선을 통해 경쟁력을 높이려는 전사적 노력이 이어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잔디는 무료로 사용할 수 있지만 저장 용량이 5GB를 넘어가면 1인당 한 달에 5,000원의 이용 요금이 발생한다. 그는 “직원 이용료를 회사가 부담하지만 기업은 커피 한 잔 값으로 업무 효율성을 높일 수 있다”고 말했다.
지난해 코로나19는 도약의 기회를 안겨줬다. 기업들의 도입 문의가 이전보다 80% 이상 늘었고 잔디 사용 팀 증가 속도도 전년보다 2배 이상 빨라졌다. 그는 “기존 화상회의 프로그램 줌과 연동하고 자체 화상회의 기능도 제공한다”며 “업무 형태 변화에 맞는 서비스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고 말했다.
서울대에서 도시공학을 전공한 김 대표는 6년 동안 티머니·티몬에서 사업개발·해외사업 분야 등을 담당했다. 당시 벤처에 매력을 느꼈던 그는 다른 분야보다 혁신이 뒤진 업무 소통 영역에 대한 꿈을 안고 퇴사한 후 2014년 토스랩을 세웠다.
잔디 출시 때부터 글로벌 시장을 노린 그는 현재 현지 협업 툴 시장 1위를 달리는 대만과 일본에 이어 말레이시아·인도네시아·아랍에미리트(UAE) 진출도 계획하고 있다.
그는 “올해 매출을 지난해의 2배까지 끌어올리는 게 목표”라며 “아시아에서 서비스형 소프트웨어(SaaS) 1등 기업으로 성장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박현욱 기자 hwpark@se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