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경제동향

OECD·IMF 성장률 전망 올리는데…한 발 늦는 한은

OECD·IMF "회복기대" 0.5%P↑

한은은"추경 확정 안돼" 제자리

"부정확한 진단 의사결정에 영향"





경제협력개발기구(OECD)에 이어 국제통화기금(IMF)까지 올해 우리나라 국내총생산(GDP) 성장률 전망치를 높여 잡으면서 한국은행이 곤혹스러워지고 있다. 주요 기관들이 성장률 전망치를 잇따라 올리는데도 한은은 한 달 전 전망치인 3.0%를 유지하고 있기 때문이다. 일부 전문가들은 한은의 경기 판단이 한발씩 늦는 것 이니냐고 지적한다.



28일 국제금융센터에 따르면 지난 2월 말 기준 바클레이스·뱅크오브아메리카메릴린치(BoA-ML)·씨티·크레디트스위스·골드만삭스·JP모건·HSBC·노무라·UBS 등 해외 투자은행(IB) 9곳의 한국 성장률 전망치 평균값이 3.6%로 집계됐다. 26일 IMF도 연례 협의 보고서에서 올해 한국의 성장률을 3.6%로 제시했다. 1월에 3.1%로 전망한 지 불과 2개월 만에 0.5%포인트나 올려 잡았다. IMF는"보고서 초안에서는 0.3%포인트 오른 3.4% 수준이었지만 이달 초 정부가 편성한 추가경정예산안 내용을 반영해 3.6%로 상향 조정했다"고 밝혔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관련 요소의 점진적 정상화와 외부 수요 증대 등으로 경제 회복이 기대된다는 설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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앞서 OECD도 9일(현지 시간) 중간 경제 전망을 발표하면서 세계 경제 성장률을 기존 전망치인 4.2%에서 5.6%로 1.4%포인트 올렸고 한국 성장률도 2.8%에서 3.3%로 0.5%포인트 높였다. 결국 국책 연구기관인 한국개발연구원(3.1%)이나 우리 정부(3.2%)의 전망치까지 국내외를 통틀어 한은의 성장률 전망이 제일 낮은 셈이다.

물론 한은이 민간 소비와 고용을 여전히 불안하게 보고 추경안을 성장률에 직접 반영하지 않은 만큼 보수적인 전망을 탓할 수만은 없다. 하지만 최근 한 달간 글로벌 금융 시장의 변동성 확대와 인플레이션 우려 등으로 우리 경제에 대한 정확한 평가가 필요한 시점이라는 점에서 한은이 미적거리는 것 아니냐는 지적도 나온다. 그나마 24일 이주열 한은 총재는 ‘주요 현안에 대한 서면 문답’ 자료에서 “성장 경로에 불확실성이 남아 있지만 종전 전망치(3.0%)보다 높아질 것으로 예상된다”고 밝혀 성장률을 더 높일 것임을 시사한 것은 다행이다. 익명을 요구한 한 경제학자는 “중앙은행의 경제 전망은 경제의 핵심 주체인 가계와 기업의 의사 결정에 중대한 영향을 끼치는 만큼 부정확한 경제 진단은 정책 수립에도 영향을 줄 수 있다”며 “하루가 다르게 경제 흐름이 뒤바뀌는 요즘 같은 시기에 지난해 11월 제시했던 성장률 전망을 추경 등 상방 요인이 있다는 것을 알고도 손 대지 않은 않은 것은 특히 아쉬운 대목”이라고 진단했다.

/조지원 기자 jw@sedaily.com


조지원 기자 jw@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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