몸이 아픈 어린 딸을 태우고 고속도로를 130㎞가 넘는 속도로 과속 주행하던 30대 부모가 경찰에 적발됐다. 하지만 이들의 다급한 사정을 들은 경찰은 가족이 안전하게 병원에 도착할 수 있도록 호위했고, 아이는 병원에서 치료를 받고 위기를 넘길 수 있었다.
강원지방경찰청 고속도로순찰대는 28일 오전 9시 30분께 중앙고속도로 부산 방향 춘천휴게소 인근에서 과속차량을 발견했다. 전날부터 비가 내려 도로가 매우 미끄러운 상태에서 차선을 변경하며 질주하는 모습에 경찰은 추적 끝에 홍천강휴게소 졸음쉼터로 승용차를 멈춰 세웠다.
단순한 과속운전인 줄 알았던 차량에서 내린 운전자 A(37)씨는 다급한 표정으로 "과속한 것은 아는데 너무 급한 상황이고 사정이 있다"며 자초지종을 설명했다. A씨 부부는 선천적 질병으로 인해 과거 큰 수술을 받은 적이 있는 만 3세 딸 B양이 호흡곤란을 호소해 급히 병원으로 가고 있었다고 말했다. 실제로 뒷좌석에는 기관절개 튜브를 한 B양이 힘든 모습으로 탑승해있었다.
이에 경찰은 A씨 가족을 위해 병원까지 약 10㎞ 구간을 호위했다. 경찰의 호위를 받으며 무사히 병원에 도착한 B양은 위급한 상황을 넘기고 큰 병원으로 옮겨진 것으로 확인됐다. 경찰 관계자는 "워낙 다급한 상황에 도움을 청할 곳이 없어 과속하게 된 것 같다"며 "긴급한 상황이었던 점을 고려해 아무런 처분도 하지 않기로 했다"고 밝혔다.
/박신원 인턴기자 shin01@se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