폭스바겐의 전기차 모델이 볼프스부르크 차량 보관소에 적치돼 있다. /AFP연합뉴스독일 자동차 제조 업체 폭스바겐이 미국 브랜드를 개명한다고 만우절 거짓말을 했다가 주가조작 혐의로 조사를 받는 처지가 됐다.
30일(현지 시간) 미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폭스바겐 미국 지사는 브랜드를 폭스바겐에서 ‘볼츠바겐(Voltswagen)’으로 바꾼다는 내용을 담은 보도자료 초안을 지난 29일 공식 홈페이지에 잠시 게시했다가 삭제했다. 당시 폭스바겐은 보도자료에서 “오는 5월부터 폭스바겐의 북미 브랜드를 볼츠바겐으로 변경하며 이는 미래 모빌리티 투자에 대한 회사의 의지를 명확히 하기 위한 조치”라고 설명했다.
이 보도자료는 전기자동차 모델 ID4의 미국 출시를 맞아 홍보 전략으로 미리 내놓은 만우절 농담이었다.
하지만 온라인 뉴스와 트위터를 통해 급속히 확산되면서 폭스바겐은 결국 게시글을 삭제했다. 폭스바겐 측은 “개명 계획을 진지하게 받아들이면 안 되는 농담이었다"며 "개명은 없을 것"이라고 WSJ에 해명했다.
문제는 시장에서 개명을 기정사실화하면서 폭스바겐 주가가 급등했다는 것이다. 이날 뉴욕 증시에서 폭스바겐 주가는 장중 한때 12%까지 치솟았다가 만우절 거짓말로 판명된 뒤 소폭 내려 9% 상승으로 장을 마쳤다. 이 때문에 폭스바겐은 주가조작 혐의로 미 증권거래위원회(SEC)의 조사를 받을 가능성까지 거론되고 있다. 미국은 법적으로 시장 조작이나 투자자의 피해를 방지하기 위해 기업이 시장에 허위 사실을 발표하는 것을 금지한다. 미 증권거래위원회(SEC) 관리를 지낸 카일 드종은 "통상적이지 않은 상황"이라며 "SEC가 이번 상황과 폭스바겐의 의도와 관련해 몇 가지 의문을 품더라도 이상할 게 없다"고 지적했다.
/김기혁 기자 coldmetal@sedaily.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