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플이나 테슬라가 산업 내 밸류체인에서 중심 역할을 하듯이 건강기능식품(건기식) 산업 내에서는 ‘덴프스’가 그 중심에 서는 것이 목표입니다. 한 가지 품목으로 대표되는 것이 아닌 전 품목을 아우르는 글로벌 브랜드로 ‘플랫폼화’ 할 생각입니다.”
이현용 에이치피오 대표이사는 지난달 31일 서울 에이치피오 본사에서 서울경제와 만나 “기존 건기식 회사들이 비타민 등 특정 제품에 집중해왔다면 덴프스는 어떤 제품을 출시하더라도 소비자들이 신뢰하고 선택할 수 있는 글로벌 프리미엄 브랜드로 차별화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달 19일 상장을 앞둔 에이치피오는 현재 5조 원 규모로 커진 국내 건기식 시장에서도 가장 가파른 성장세를 보이고 있는 프로바이오틱스 제품군을 중심으로 업계 평균을 훌쩍 뛰어넘는 성장률을 달성해왔다. 현재 에이치피오의 매출 내 비중이 가장 높은 자체 프리미엄 브랜드 덴프스의 ‘덴마크 유산균이야기’ ‘트루바이타민’에 힘입어 최근 3년간 연평균 매출 성장률이 71.6%에 달해 업계 평균(6.1%)을 크게 웃돌았다. 올해는 2,000억 원대 매출이 예상된다. 연결 기준 영업이익률도 업계 최고 수준인 18.0%까지 끌어올리며 양적·질적 성장을 동시에 이끌어냈다는 평가다.
이 대표는 “가격에 타협하지 않으면서도 건기식 시장에서 홍삼을 제외하면 시장 비중 2, 3위에 해당하는 프로바이오틱스와 비타민을 주력 제품으로 키운 것이 안정적인 실적의 비결”이라고 강조했다. 또 인수합병(M&A) 또는 지분 참여를 통해 디지털 마케팅 업체를 내재화하는 방식으로 현재 50% 수준인 온라인·모바일 판매 비중을 3년 내 70%로 끌어올릴 계획이다. 이 대표는 “산업 내 핵심 제품에서 성과를 내면서 콜라겐·오메가3 등 기타 제품들의 판매량도 자연스레 상승하는 효과가 있었다”며 “프리미엄 시장은 진입 장벽이 높아 시장이 일정 수준으로 커진 후에도 추가 성장이 가능하고, 경기 민감도도 낮은 편”이라고 평가했다.
덴프스를 글로벌 대표 건기식 브랜드로 만들겠다는 경영 목표도 빠르게 추진 중이다. 북유럽 중심의 사업 구조와 최상위 원료 등을 바탕으로 프리미엄 브랜드로서 인지도를 높일 계획이다. 이미 진출한 중국·일본 등에서는 이미 성과가 나오고 있다. 특히 주력 시장인 중국에서는 지난해 12월 현지 최대 회원제 마트 샘스클럽에 입점한 밀크 파우더 제품 ‘하이앤고고’의 판매량이 1월 400세트에서 2월 800세트로, 이달 1,300세트까지 급증할 것으로 예상돼 시장 확대 가능성을 다시 한 번 확인했다. 오는 3분기부터는 동남아·미국 등으로의 본격 진출도 앞뒀다.
기업공개(IPO) 직후 싱가포르 현지법인에서 직접 중화권 마케팅을 진두지휘할 계획이라고 밝힌 이 대표는 “중국·동남아 등 평균 키가 작고 소득수준·교육열이 높아지고 있는 시장을 대상으로는 하이앤고고를, 이미 시장이 형성된 미국에는 프리바이오틱스를 주력 제품으로 내세워 시장별 제품과 판매 전략을 차별화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지난해 연 100억 원 수준을 기록한 덴프스의 해외 매출액은 올해 200억 원까지 확대될 것으로 전망된다.
자회사인 건기식 제조 업체 비오팜(연결 매출 비중 1%)의 성장세도 주목할 만하다. 자체적으로는 2023년까지 코스닥시장에 상장시킬 계획도 가지고 있다. 지난 2018년 137억 원이었던 매출액은 올해 450억 원까지 늘어날 것으로 전망된다. 특히 지난달 완공된 2공장은 당장 이달부터 매출에 기여하게 된다. 이 대표는 “앞으로 국내 위탁생산(CMO)뿐만 아니라 덴마크 현지 CMO 확대를 위한 현지 원료사들과 협의를 일정 수준 마친 상태로 생산 시설도 증설 보강할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브랜드 인지도가 높아지니 사업 확장과 협업 기회도 자연스레 늘었다. 에이치피오는 지난해 9월 자체 반려동물 식품 브랜드이자 자회사인 ‘코펜하겐레시피’를 설립하고 글로벌 원료사들과 협업을 통해 올 3분기 제품 출시를 앞두고 있다. 이미 수의사 네트워크가 강한 반려동물 관련 플랫폼 펫닥에 지분을 출자하고 식품과 의약품 독점 공급계약을 마치는 등 시장 진출 준비를 마쳤다. 이 대표는 “브랜드와 상품성을 인정받다 보니 글로벌 최상위 원료 회사이자 협력사들로부터 적극적인 협력 요청을 받고 있다”며 “앞으로도 최상의 제품을 위해서 유의미한 협력을 지속해나갈 것”이라고 덧붙였다.
/신한나 기자 hanna@se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