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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TS의 하이브, 상장 6개월만에 메가딜…글로벌 레이블 삼키다

사진제공=하이브사진제공=하이브




그룹 방탄소년단(BTS)이 월드스타로 도약하면서 시작된 하이브(옛 빅히트)의 공격적 확장이 거침없다. 올해 들어서만 일명 네이버 ‘V앱’으로 불리는 브이라이브 사업부를 인수하고 세계 최대 음악·음반 유통사인 유니버설뮤직그룹(UMG)과 전략적 파트너십을 맺은 데 이어 굴지의 글로벌 엔터테인먼트 회사와의 합병까지 성사시키며 쉴새 없는 광폭 행보를 이어가고 있다. 특히 2일 발표한 미국 이타카홀딩스 인수는 지난해 10월 기업공개(IPO) 당시 해외 레이블 인수 및 지식재산(IP) 확보에도 힘쓰겠다고 밝힌 포부를 약 6개월 만에 실현시킨 것으로, 글로벌 레이블로 도약하기 위한 본격적인 시동을 건 것으로 평가된다.



이날 하이브가 공시한 이타카홀딩스 인수는 미국 현지 법인인 빅히트아메리카와 이타카홀딩스가 합병하는 형식으로 진행된다. 이번 인수를 위해 빅히트아메리카가 1조 728억원 규모의 증자를 실시했고 하이브 본사는 이 지분을 100% 사들이며 자금을 지원했다. 여기에 일부 금융권 대출을 통해 인수 자금을 댔다.




이번 합병으로 BTS·투모로우바이투게더·세븐틴·뉴이스트·여자친구·지코·엔하이픈 등 국내 아티스트들은 저스틴 비버, 아리아나 그란데, 제이 발빈, 데미 로바토, 칼리 레이 젭슨 등 글로벌 아티스트들과 같은 소속사 하에 음반 제작과 매니지먼트 활동을 하게 됐다. 지금까지 플레디스·쏘스뮤직 등을 인수하며 BTS에 집중돼 있는 포트폴리오를 다양화하기 위해 노력해 온 하이브로서는 글로벌 엔터테인먼트 회사와의 합병을 통해 BTS에 대한 과도한 의존이라는 안팎의 우려를 정면 돌파하게 된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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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이브 측은 이타카홀딩스가 아티스트 브랜딩에 중점을 둔 음악 산업의 선구자라는 점에서 오래 전부터 관심을 둬 왔다고 설명하고 있다. 방시혁 하이브 이사회 의장은 이날 “이번 파트너십은 어느 누구도 상상하지 못한 새로운 도전”이라며 “두 기업은 그동안 축적한 성과와 노하우·전문성을 바탕으로 국경과 문화의 경계를 넘어 긴밀한 협업으로 고도의 시너지를 창출할 것”이라고 밝혔다. 스쿠터 브라운 이타카홀딩스 대표도 “이번 파트너십은 하이브의 혁신적인 시스템과 큐레이션 역량이 적용되는 시발점”이라며 “기존 아티스트들의 커리어 발전에도 큰 도움이 될 뿐 아니라 많은 아티스트가 글로벌 시장에서 다양한 기회를 얻는 데 도움을 줄 것”이라고 환영했다. 이번 합병으로 브라운은 하이브의 사내이사로 등재되며, 협력 강화 차원에서 브라운을 비롯한 이타카홀딩스의 주요 임직원과 비버, 그란데 등 소속 가수들은 하이브 지분을 보유하게 된다.

이타카홀딩스 측은 미국 내 시장·산업에 대한 전문성을 바탕으로 하이브 소속 국내 아티스트의 미국 시장 진출 가속화와 글로벌 경쟁력 강화도 도울 계획이다.

이번 인수는 하이브가 지난해 10월 코스피시장에 상장해 9,600억 원의 자금을 조달한 지 불과 6개월 만에 이뤄낸 조 단위의 메가 인수합병(M&A) 이라는 점에서 주목된다. 하이브는 상장 당시 공모 자금 중 일부를 M&A에 활용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이번 거래로 대규모 자금을 소진하는 하이브는 유상증자를 통해 약 4,300억 원을 추가로 모집할 계획이다. 주주 배정 후 실권주를 일반 공모하는 형태다. 증자 예정일은 오는 6월이다.

한편 하이브는 1일 이사회를 열어 물적 분할과 자회사 흡수 합병을 결정했다. 물적 분할 및 흡수 합병 후인 올 하반기부터 자회사를 포함한 회사 전체를 총괄하고 관리하는 역할 및 하이브 레이블즈의 IP를 바탕으로 2차, 3차 비즈니스를 창출하는 솔루션(solution)영역에 집중할 계획이다.

이선애 KB증권 연구원은 “하이브의 이타카홀딩스 지분 인수는 그 안의 인력과 맨파워까지 모두 흡수해 시너지를 내겠다는 포석”이라며 “K팝의 글로벌 진출과 주류 시장에서 주도권을 가질 수 있는 계기가 된다는 점에서 긍정적”이라고 말했다.

/박준호 기자 violator@sedaily.com


박준호 기자 violator@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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