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소영 아트센터 '나비' 관장은 자신이 열정을 쏟은 '미디어 아트' 작업이 본 궤도에 올랐다며 "이제 은퇴해도 되겠다"고 뿌듯해 했다. 다만 세련미가 넘쳐 상대적으로 초창기 시절 보이던 작가들의 도전 정신이 흐릿해진 점은 아쉽다고 했다.
노 관장은 2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예술의 전당에도 미디어 아트가 입성했다"며 "'내일의 예술전'이라는 기획으로 젊은 미디어 아티스트들의 작업들이 선 보였다"고 알렸다.
아트센터 '나비'를 만든 목적 중 하나가 미디어 아트를 알리려는 것이었다는 노 관장은 "20여 년 전 아트센터 나비가 처음 시작했을 때, 그 때의 그 볼모지가 이제는 마치 신도시처럼 길도 나고 건물도 들어서는 것 같아 신기했다"며 "이게 세월인가"라고 뒤를 돌아봤다.
그는 이어 "이번 기획전에 선보인 작품들은 가볍고 경쾌했다. 마감이 깔끔했다. 그 제작비로 이런 마감을? 의아할 정도다. 세련됐다"며 '멋지다'를 외쳤다. 하지만 그는 "바로 그 장점들(세련미)로 젊은 작가다운 거친 용기, 무모한 도전 등이 잘 보이지 않아 아쉬웠다"며 "바로 그것(거친 용기 등)이 예술의 시작인데 시류에 맞추려 하는, 소비자의 취향을 한껏 반영한 디자인 작품 같다는 느낌을 지울 수 없었다"고 지적했다.
이에 노 관장은 "저항정신 따위는 칙칙하고 냄새나는 꼰대세대의 전유물인가 보다. '내일의 예술'은 삶과의 새로운 통합일까, 아님, 혼이 없는 장식물로의 전락일까"라며 자신의 안목이 구세대로 변했는지 아니면 신세대 작가들의 치열함이 부족한지 알 수 없다고 했다.
그는 "세월이 가니 예술도 바뀌나 보다"며 "‘나이 육십이면 남의 말이 거슬리게 들리지 않는다(六十而耳順· 논어 위정편 4장)’는 공자님 말씀처럼 하나의 흐름으로 받아들이는 것도 좋을 듯하다"는 말로 글을 마쳤다.
한편 노 관장은 지난달 27일 평창동 자택에서 자녀들과 조촐하게 환갑 자축연을 열었다고 알려 큰 관심을 모았다.
/박예나 인턴기자 yena@se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