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경제·마켓

"자산버블 막는다"…中 인민銀, 은행에 신규 대출 자제령

올 2월까지 신규 대출 846조

전년동기보다 16%나 늘어

"부동산 거품은 회색 코뿔소"

경기보다 신용 리스크 억제

통화정책 긴축 행보 빨라져

중국 인민은행 본사./트위터 캡처중국 인민은행 본사./트위터 캡처




중국 중앙은행인 인민은행이 은행들에 신규 대출 자제령을 내렸다. 연초부터 과도한 신용 공급이 부동산을 비롯한 자산 시장의 버블을 키우고 있다는 우려에서다. 중국의 통화정책이 긴축으로 점차 선회하고 있음이 확인되고 있다는 분석이다.



4일(현지 시간) 영국 일간 파이낸셜타임스(FT)에 따르면 인민은행은 올해 1분기 은행권의 신규 대출을 전년 동기 대비 비슷한 수준으로 유지하라는 지침을 내린 것으로 알려졌다. 올 들어 지난 2월까지 신규 대출이 4조 9,377억 위안(약 846조 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16% 증가하자 이 같은 대출 자제령을 전했다는 것이다. 시장에서는 올 1분기뿐 아니라 2분기 이후에도 이 방침이 유효할 것으로 보고 있다.



인민은행의 이 같은 지시는 부동산 시장 과열 우려 등에 따른 것이다. 올 1~2월 중국의 신규 주택 매매는 전년 동기 대비 133%나 급증했다. 부동산 관련 대출 규모도 같은 기간 14% 늘어나며 7년 만에 가장 높은 증가율을 기록했다. 중국 동남부 해안 지역의 집값 급등은 심각한 상황이다. 지난해 중국 선전의 부동산 가격 상승률은 16%에 달했다.



이 때문에 중국 지도부는 최근 부동산 문제에 대한 경계심을 부쩍 드러내고 있다. 중국의 금융 부문 수장인 궈수칭 은행보험감독관리위원회 주석은 지난달 “부동산 분야의 거품이 비교적 크다”며 “이는 금융 시스템의 최대 '회색 코뿔소'”라고 강조했다. 회색 코뿔소는 예측이 어려운 돌발 위험인 '검은 백조'와 달리 충분히 예상할 수 있지만 간과하기 쉬운 위험 요인을 뜻한다. 궈 주석은 "매우 많은 사람이 거주하기 위해서가 아니라 투자·투기 차원에서 집을 사는데 이는 매우 위험한 일"이라고 경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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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T는 중국 통화정책의 방향이 경기회복보다 신용 리스크 억제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고 진단했다. 지난해만 해도 중국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으로 사실상의 기준금리 격인 대출우대금리(LPR)를 내리고 지급준비율을 잇따라 낮춰 유동성 공급을 크게 늘렸다. 하지만 최근에는 경기회복이 이뤄졌다는 판단 하에 유동성 회수에 나서는 모습이다. 지난해 중국은 2.3%의 경제성장률을 기록하며 주요국 중 유일하게 플러스 성장을 이뤘다. 올해 목표 성장률도 6% 이상으로 제시하며 국제 금융기관의 전망치보다 보수적으로 잡았다.

홍콩 맥쿼리그룹의 래리 후 중국 담당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코로나19 사태로 인한 중국 경기 침체에 대한 우려는 사라졌다"면서 "앞으로의 최우선 과제는 부채 부담을 낮추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실제로 중국의 국내총생산(GDP) 대비 부채 비율은 2016~2019년 평균 251%에서 지난해 3분기 말 기준 285%로 높아졌다.

일각에서는 긴축으로 선회하는 중국의 행보가 더 빨라지는 게 아니냐는 관측을 내놓았다. 사실상의 긴축 행보에 나선 인민은행도 이런 우려를 의식하는 상황이다. 인민은행은 지난달 LPR을 11개월 연속 동결했다.

/김기혁 기자 coldmetal@sedaily.com


김기혁 기자 coldmetal@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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