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불교가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의 '프로포폴 투약' 의혹 수사와 관련한 검찰수사심의위원회에서 한 위원이 부회장과 같은 원불교 교도라는 이유로 심의 참석 자격을 박탈한 것을 두고 종교차별이라며 즉각 사과를 요구하고 나섰다.
원불교는 5일 발표한 ‘검찰수사심의위원회 규탄 성명서’를 통해 "특정 종교 교도라는 이유로 위원 자격을 박탈한 검찰수사심의위원회를 강력히 규탄한다"며 "검찰총장은 즉각 사과하고 재발 방지를 약속하라"고 밝혔다.
원불교에 따르면 앞서 지난달 26일 열린 이 부회장에 대한 검찰수사심의위원회에서 한 위원이 원불교 교도라는 이유만으로 검사의 기피 신청을 받아들여 심의에서 배제됐다. 이에 따라 이날 심의는 전체 위원 15명 중 14명이 참여해 진행됐다.
원불교는 "수사심의위윈회의 이 결정은 심히 부당한 것"이라며 "이 같은 결정은 현안 위원의 회피, 기피 신청에 관해 규정한 검찰수사심의위원회 운영 지침에도 어긋날 뿐만 아니라 일반인의 건전한 상식에도 명백히 반하는 행위"라고 비판했다.
검찰 수사심의위원회의 운영 지침에 따르면 기피 사유로는 해당 위원이 피의자, 피고인, 피해자, 고소·고발인, 참고인, 증인인 경우 위원회 결정에 따라 심의 참석을 배제할 수 있다. 그밖에 심의 대상 사건의 관계인과 친분 관계나 이해 관계가 있어 심의의 공정성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판단되는 경우에 기피 신청을 할 수 있다고 규정하고 있다.
원불교는 "당일 기피 신청된 위원은 심의 대상자인 이 부회장과 친분이나 이해 관계가 전혀 없다"면서 "심의 대상자와 종교가 같으면 공정한 판단을 할 수 없을 것이라는 판단이 옳다면 앞으로 이를 모든 종교에 동일하게 적용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어 "이번 결정은 원불교에 대한 차별 행위"라며 "검찰의 수사심의위원회 구성에 있어 종교적 신분이 어떻게 적용되는지 주시하지 않을 수 없다"고 규탄했다.
/최성욱 기자 secret@se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