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광 성수기를 앞두고 세계 곳곳에서 ‘안전한’ 해외여행 재개를 위한 대책을 내놓고 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방역 모범국으로 꼽히는 호주와 뉴질랜드는 격리 기간 없는 상호 여행을 재개하고, 싱가포르는 디지털 백신 여권을 지참한 해외 여행객의 입국을 허용한다.
6일(현지 시간) 미 경제방송 CNBC에 따르면 저신다 아던 뉴질랜드 총리는 오는 19일부터 호주와의 ‘트래블버블’이 시작된다고 밝혔다. 트래블버블이란 국가 간 합의로 입국객의 자가격리를 면제하고 자유로운 여행을 허용하는 것을 의미한다. 아던 총리는 이웃한 두 나라가 무격리 상호 여행을 할 수 있는 조건이 충족돼 실시하기로 합의했으며 사실상 세계 최초로 트래블버블을 시행하게 됐다고 자평했다. 다만 BBC방송은 뉴질랜드와 호주가 아닌 대만과 팔라우가 트래블버블을 시행한 최초의 국가들이라고 설명했다.
두 나라가 트래블버블에 합의할 수 있었던 가장 큰 이유는 코로나19 확산세가 안정적으로 잡혔기 때문이다. 뉴질랜드는 시기 적절하고 강도 높은 방역 조치로 코로나19 방역 모범국이라는 평가를 받는다. 국제통계사이트 월드오미터에 따르면 지난해 5월 ‘신규 확진 146명’으로 확산세 절정을 찍은 뉴질랜드는 최근 신규 확진 한 자릿수를 기록하며 사실상 코로나19 팬데믹(세계적 대유행)에서 벗어났다. 호주 역시 최근 일주일간 신규 확진 10명 대를 기록하며 확산세를 안정적으로 관리하고 있다.
트래블버블은 성수기를 앞둔 관광업을 위한 정책이기도 하다. 그랜트 로버트슨 뉴질랜드 부총리는 호주 관광객이 방학과 스키 시즌을 맞아 입국하는 것이 고전하던 관광산업에 큰 힘이 될 것이라며 트래블버블에 대한 기대감을 나타냈다. 호주 국영 콴타스항공은 트래블버블이 시작되면 일주일에 122편의 양국 간 항공편을 재개할 것이라고 화답했다. 팬데믹 전 뉴질랜드를 방문한 해외 방문객의 40%가 호주인일 만큼 양국은 서로의 관광업에 빠지면 안되는 중요한 파트너였다.
싱가포르도 다음 달부터 국제항공운송협회(IATA)가 발행한 모바일 여행패스를 제시하는 여행객들의 입국을 허용하겠다고 밝혔다. 모바일 여행패스에는 코로나19 검사 결과와 백신 접종 증명서 등이 담겨있다. 윌리 월시 IATA 사무총장은 성명을 통해 “IATA와 싱가포르 정부 간 협력은 다른 국가에 모범 사례가 될 것”이라고 평가했다. 싱가포르항공은 모바일 여행패스 시험을 성공적으로 마쳤으며 현재 말레이시아항공, 에미레이트항공 등 20개 이상 항공사들도 시험을 진행 중이어서 IATA의 ‘백신 여권’ 도입 국가는 더 늘어날 수 있다.
국가 간 여행 재개에 대한 기대감에 관련 항공주도 올랐다. 에어뉴질랜드의 주가는 전날보다 5.80% 올랐으며 호주 콴타스항공의 주가는 전날보다 3.14% 뛰었다.
/곽윤아 기자 ori@se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