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전국

부산시정 전면 전환…포용·화합으로 시정 변화 줄 듯





부산을 3년 만에 보수 야당의 품에 안긴 박형준 당선인의 지도력이 시험대에 서게 됐다. 당선인은 임기 내 지역 발전을 견인할 청사진과 실효성 있는 대안 마련, 산적한 현안 해결, 갈등 봉합 등의 과제를 풀어야 한다. 부산시 안팎에서는 당선인이 급격한 혁신보다는 포용과 화합을 통해 서서히 변화의 바람을 불러 일으킬 것으로 내다봤다.

다만 부산시 조직에 대한 강도 높은 쇄신은 불가피한 상황이다. 당선인은 선거 운동을 하면서 특정 정치세력에 의한 시정 농단이 있었다며 대대적인 쇄신을 거론해 왔다. 특히 오거돈 전 시장 당시 정책수석보좌관을 포함한 15명 안팎의 정무직을 겨냥했다. 이들은 인사 개입 등 월권을 행사했다는 논란을 빚어 부산시 공무원들과 마찰을 빚었다.



오 전 시장의 정책 업적 지우기도 선택할 여지가 별로 없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임기 2년도 못 채우고 물러난 오 전 시장의 업적이 떠오르는 게 없는데다가 전임 시장의 정책을 뒤집고 수정하면서 논란을 빚은 사례를 답습하지 않을 것이란 이유에서다. 23년 만에 정권을 바꿔 잡은 오 전 시장은 전임 시장의 정책을 재검토했다가 다시 추진하면서 흔적을 지우려고 무리수를 둔다는 구설에 올랐다. 현재 시의원 47명 중에서 민주당 의원이 39명인 점도 이 같은 관측을 뒷받침한다. 당선인의 무리한 흔적 지우기가 시의회의 반발을 불러일으켜 자칫 현안 조율 등이 어려워질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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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시 내부 분위기는 당선인이 포용과 화합, 소통과 인정을 통해 시정이 본 궤도에 하루빨리 올라야 한다는 데 공감대가 형성됐다. 부산시 한 간부는 “부산의 10년, 20년을 결정지을 중요한 시기에 시장이 없어서 서러움을 얼마나 받았겠느냐”며 “이젠 부산의 미래를 바꿀 사업을 책임지고 이끌어 가야 한다”고 말했다.

가덕도 신공항 건설과 동남권 메가시티 구축에도 속도를 낼 것으로 예상된다. 당선자는 이들 사업이 남부권 경제의 기폭제가 될 것으로 전망했다. 이를 위해 민주당 소속 울산·경남 단체장과 힘을 합쳐 신공항을 어떻게 만들 것인지 고민하고 방향성을 제시할 것으로 예상된다. 당선인은 가덕도 신공항을 두고 “어떤 경우에도 되돌릴 수 없는 불가역적 국책사업으로 확고히 매듭지어져야 하고 더이상 정치권에 휘둘리지 않도록 신속하게 건설해야 한다”고 주장해 왔다. 동남권 메가시티 구축에도 당을 떠나 힘을 모을 것으로 전망된다. 당선인은 혁신과 민주의 원칙 아래 상생 발전의 효과를 극대화할 수 있도록 당선되자마자 팔을 걷어붙이겠다고 평소 의지를 보여왔다.

당선인은 취임 직후 곧바로 공약 준비에 착수할 것으로 보인다. 어반루프(도심형 초고속 철도·(Urban Loop)를 이용한 부산형 15분 도시, 산학협력 도시로 청년일자리 확대, 도시기반시설 재조정을 통한 적정주택 공급 등이 대표공약으로 꼽힌다. 특히 5년 안에 전국의 가장 모범적인 산학협력도시로 만들겠다는 공약 실현은 곧바로 착수될 것으로 예상된다. 당선인은 혁신 역량이 관(官)보다 민(民)에서 나오며 민간의 혁신 역량은 인재와 기업에서 인재는 대학이 만든다고 보고 있다.




부산=조원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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