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원구 세 모녀’ 살인범 김태현이 그동안 이뤄진 경찰 조사에서 변호사의 입회를 희망하지 않아 혼자 조사를 받은 것으로 전해졌다.
8일 서울 노원경찰서 등에 따르면 김태현은 국선변호인이 선임됐음에도 홀로 조사를 받았다. 김태현이 변호인 입회를 거부하자, 경찰은 조사 시작 전 김태현에게 진술거부권 등 피의자 권리를 알리고 조사 과정을 모두 녹음·녹화했다. 경찰 관계자는 “국선변호인이 지난 4일 구속영장 심사를 앞두고 선임돼 김태현을 한 번 접견했지만, 김태현이 이후 진행된 2차례의 경찰 조사 과정에서 변호인 없이 조사를 받겠다고 했다”고 설명했다.
김태현은 지난달 25일 서울 노원구 중계동의 한 아파트에서 세 모녀를 살해한 혐의로 경찰에 붙잡혔다. 조사 결과 김태현은 23일 오후 5시 30분경 세 모녀의 아파트를 찾았고, 택배 기사로 가장한 김태현은 당시 집에 있던 작은딸(22)을 먼저 살해한 뒤 귀가하는 어머니(59)와 큰딸(24)을 차례로 해쳤다. 이후 김태현은 밖으로 나오지 않고 3일간 집 안에 머물며 휴대전화를 초기화하는 등 증거를 없애고 자해를 한 것으로 확인됐다. 김태현은 온라인 게임에서 만난 큰딸이 만남을 거부하자 앙심을 품고 범행을 저질렀다.
경찰은 김태현을 현장 체포한 뒤 병원으로 옮겼다. 김태현은 수술을 받고 지난 2일 퇴원해 첫 경찰 조사를 받았다. 이후 3일·5일·7일에도 경찰 조사를 추가로 받았다. 6일엔 과학수사대 소속 프로파일러 4명을 투입해 범행 동기와 성장 배경 등을 분석했다. 김태현은 큰딸을 죽이려고 했는데 우발적으로 어머니와 작은딸까지 살해했다는 취지로 진술했다. 김태현은 오는 9일 검찰에 송치될 예정이다. 경찰은 이 과정에서 김태현의 얼굴을 가리지 않고 실물을 공개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강지수 인턴기자 jisukang@se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