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일·외교·안보

‘한국케미호’ 선장, 3달째 이란 억류…석방 긍정 신호 나오나

최종건 외교부 1차관이 지난 1월 9일 오후 인천국제공항 제1여객터미널에서 이란으로 출국하며 취재진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연합뉴스


이란 혁명수비대가 '한국케미호'를 나포한 지 세 달째. 이란에서 선박 억류 해제에 대한 긍정 신호가 차츰 나오고 있지만, 본질적으로 한국이 미국과 이란 사이에 껴서 이도저도 못하고 있다는 지적이 제기되고 있다.

이란 혁명수비대는 지난 1월 4일 호르무즈 해협의 오만 인근 해역을 항해하던 화학 운반선인 ‘한국케미호’가 “환경 규제를 반복적으로 위반했다”는 이유로 나포했다. 이란 혁명수비대는 이슬람교 최고지도자가 통수권을 갖고 있어 이란 대통령의 입김도 쉽게 작용하지 않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란은 지난 2월 2일 선박과 선장을 제외한 선원들의 석방만 허용했다.

최영삼 외교부 대변인은 8일 이란 사법 당국에서 억류 해제라는 결정을 내릴 확률이 높다고 암시했다. 최 대변인은 이날 외교부 정례 브리핑을 통해 “현재 이란 외교 당국 차원에서 긍정적인 입장 표명했고, 조만간 관련해서 이란 사법 당국의 입장 표명이 있을 것이라는 언급이 있었다”며 “조만간 있을 수 있는 이란 사법 당국의 입장 발표가 우리에게 조기 억류 해제 등 좋은 소식이 될 수 있기를 국민과 함께 기대한다”고 밝혔다.



현재 이란은 법원이 선장의 석방 여부를 결정해야 한다고 공을 넘긴 상태로 최근 사법 당국이 억류 해제 내용을 긍정적으로 검토 중이라고 전했다. 사이드 하티브자데 이란 외무부 대변인은 지난 5일 "한국 정부는 우리에게 선박을 풀어달라고 매우 진지한 요청을 했다"며 "선박과 선장에게 범죄 기록도 없었다. 관련된 모든 조사가 선장과 선박을 돕는 방향으로 진행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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압바스 아락치 이란 외무부 차관(가운데)이 지난 6일(현지시간) 오스트리아 빈에서 열린 이란 핵합의 복원 회담에 참석하기 위해 차에서 내려 회담 장소로 향하고 있다./연합뉴스


그러나 이란 측의 나포가 환경오염이란 표면적인 이유가 아닌 국내에 묶여있는 이란 자금 70억달러(약 7조6,000억원) 때문이라는 지적이 나오는 만큼 억류 해제는 더 복잡한 외교전이 필요하다. 이란은 지난 2010년부터 우리은행과 IBK기업은행에 원화 계좌를 개설해 원유 수출 대금을 받아왔지만, 지난 2018년 5월 트럼프 행정부가 이란핵합의(JCPOA)를 탈퇴하면서 해당 계좌가 동결됐기 때문이다.

즉, 한국케미호 선박 억류가 이란의 대미 협상력을 강화하기 위한 수단으로 활용되는 상황이라면 선박 억류가 장기화될 수 있다. 현재 이란은 미국이 먼저 제재를 해제할 것을 요구하고, 미국은 이란이 탄도미사일 개발을 제한하는 내용 등을 협정에 추가해야 한다는 입장으로 강경하게 대립하고 있다.

이런 가운데 정세균 국무총리가 선박 억류 해제를 논의하기 위해 조만간 이란을 방문할 예정이다. 총리실은 이란이 정 총리의 방문을 희망했고, 정 총리도 ‘이란행’을 긍정적으로 받아들였다는 입장이다. 이와 관련해 다하티브자데 이란 대변인은 "총리가 한국 내 동결 자금 해제를 위한 실질적인 해법을 제시해주길 기대한다"고 언급했다.

/김혜린 기자 rin@sedaily.com


김혜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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