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형준 부산시장은 임기 첫날인 지난 8일 국민의힘 시장의 당선으로 가덕도 신공항 사업이 멈칫하는 것 아니냐는 지적에 "여당이 국민에게 철석같이 약속했고 법도 통과됐는데 정말 그러면 안 된다"고 단언했다. 박 시장은 취임 첫날인 이날 오후 부산시청 기자실을 찾아 이같이 말하며 "여당이 선거에 졌다고 (가덕도 신공항을) 뒤로 미루고 이겼다고 속도 내고 그런 건 정치 신뢰를 잃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그는 이어 "가덕도 신공항은 걱정하지 않는데 앞으로 공항을 어떻게 짓느냐가 난제"라며 "어떻게 지어서 공항의 미래 가치를 극대화할 수 있느냐가 관건인데 여야를 넘어서 머리를 맞댈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일각에서 실현 가능성에 의문을 제기하고 있는 도심형 초고속 철도 '어반루프'에 대해선 "10년 프로젝트이며 올해와 내년 사전 타당성 조사와 기획을 거치고 여러 차례 기술적 검토와 국제적인 소통이 필요하다"며 "10년간 단계를 나눠 진행하는 건 문제가 없다"고 말했다.
선거 과정에서 논란이 불거진 엘시티 문제에 대해서는 "특혜나 비리가 있어서 불거진 것이 아니고 서민이 보기에 바람직하지 않은 평판의 문제"라며 "그런 차원에서 적절치 않다고 가족 내 의견을 모아 처분하기로 했고 수익은 기부하겠다"고 밝혔다. 그는 시장 관사도 사용하지 않겠다고 말했다.
박 시장은 전임 시장 때 공무원 조직과 불협화음을 일으킨 정무라인 인선에 대해선 '스태프 역할'이라고 선을 그으며 "공무원 사회를 좌지우지하지 않도록 견제하겠다"고 말했다. 이어 인수위원회가 없는 대신 외곽 자문기구의 일종인 가칭 부산미래혁신위원회를 설치한다고 말했다. 박 시장은 "하태경 국회의원을 위원장으로 해 공약과 비전을 체계화하고 민간의 좋은 아이디어를 적극적으로 받겠다"면서 "우선 한 달 정도 운영하고, 상시화하고 싶은 계획도 있다"고 설명했다.
시청 조직 인사에 대해서는 "현재 조직이 잘못됐다고 생각하지 않으며 공직사회 안정이 중요하다고 판단해 정기 인사 때 최소한의 인사를 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김영춘 후보 측의 고소·고발은 "법적으로 문제 될 것 없다"고 밝혔다.
박 시장은 최근 코로나19 확산세가 빨라지는 데 대해 "중앙 정부의 지침을 벗어나 유연하게 처리할 방안을 찾아보겠으며 부산시 자체 빅데이터 분석 결과가 나오면 할 수 있는 조치를 해나가겠다"고 말했다. 이날 오전 첫 출근 때 마주친 시민단체의 부산항 미군 세균 실험실 폐쇄 요구에 대해선 "아직 관련 정보를 확실하게 인정할 기반이 없어서 좀 더 확인이 필요하며 차츰 검토하겠다"고 말했다.
한편 박 시장은 이날 지역화폐 동백전 발행 규모를 기존 1조3,000억원에서 2조원으로 늘리고(캐시백 3만원→5만원), 소상공인 임대료와 융자지원 등을 5,000억원을 늘리는 대책을 1호 결재했다.
/박신원 인턴기자 shin01@se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