택지개발 예정지에 투기한 혐의를 받는 한국토지주택공사(LH) 전북지역본부 직원 A씨가 지난 8일 구속됐다. 현직 LH 직원이 구속된 사례는 이번이 처음이다.
경기남부경찰청은 지난 5일 업무상 비밀이용 등 혐의로 현직 LH 직원 등 2명에 대해 구속영장을 신청했으나 아직 결과는 나오지 않았다. 전주지법 정우석 영장전담판사는 8일 부패 방지 및 국민권익위원회 설치와 운영에 관한 법률 위반 혐의로 A씨에 대한 구속영장을 발부했다. 법원은 "범죄 혐의가 소명됐고 증거인멸의 우려가 있다"며 영장 발부 사유를 밝혔다. 이날 오전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을 마친 A씨는 "차명으로 투기한 혐의를 인정하느냐"는 등 취재진의 질문에 묵묵부답으로 일관했다.
A씨가 구속되면서 추후 경찰 수사에는 더욱 탄력이 붙을 것으로 보인다. 전북경찰청 관계자는 "LH 현직 직원이 전국에서 처음으로 구속됐다"며 "법원이 범죄가 소명됐다고 판단한 것이어서 앞으로 수사에 좀 더 속도를 낼 수 있을 것 같다"고 설명했다.
A씨는 2015년 완주의 한 개발 지역에 내부 정보를 이용해 아내 명의로 부동산 투기를 한 혐의를 받는다. 그는 최근까지 LH 전북지역본부에서 '완주삼봉 공공주택사업 인허가 및 설계 업무'를 담당한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은 지난 1일 A씨를 불러 4시간여 동안 부동산 취득 경위와 부당이득 여부 등을 집중적으로 추궁했다. 그는 관련 혐의를 부인한 것으로 전해졌다.
경찰은 A씨를 상대로 구속영장을 신청하고 해당 토지에 대한 기소 전 몰수보전도 신청했다. 몰수보전은 범죄 피의자가 확정판결을 받기 전에 몰수 대상인 불법 수익 재산을 임의로 팔지 못하도록 하는 법원 처분이다.
/박신원 인턴기자 shin01@se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