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사회일반

"제주 추돌사고 환자 돕자" 107명 4만2,000㎖ 헌혈…父 "이 은혜를 어떻게 갚아야할지"

SNS에 도움 요청하자 반나절만에 평소 10배 이상 혈액 모여

베드 부족해 대기하기도…피해자 父 "딸 금방 일어날 것 같다"

지난 6일 오후 제주시 아라일동 제주대학교 입구 사거리에서 버스 2대와 11t 트럭, 1t 트럭 등이 잇따라 부딪히며 3명이 숨지고 50여 명이 다치는 사고가 발생했다. /연합뉴스지난 6일 오후 제주시 아라일동 제주대학교 입구 사거리에서 버스 2대와 11t 트럭, 1t 트럭 등이 잇따라 부딪히며 3명이 숨지고 50여 명이 다치는 사고가 발생했다. /연합뉴스




제주대 사거리에서 발생한 4중 추돌사고로 중태에 빠진 피해자가 도민들의 적극적인 헌혈로 필요한 혈액을 확보할 수 있게 되었다. 지난 6일 제주대학교 입구에서 버스 2대와 트럭 2대가 잇따라 부딪혀 3명이 숨지고 50여 명이 다치는 사고가 발생했다.

9일 대한적십자사 제주혈액원에 따르면 전날 해당 사고 피해자 김모(21)씨를 위해 107명이 지정 헌혈을 해 혈액 4만2,800㎖가 모인 것으로 확인됐다. 앞서 김씨 아버지는 지난 8일 오후 SNS에 "사고 당시 딸이 피를 많이 흘리고, 긴급히 수술을 진행하면서 피가 많이 모자란 상황"이라며 AB형(RH+) 지정 헌혈을 부탁했다. 버스 앞 좌석에 탑승하고 있던 김씨는 사고 당시 심정지 상태로 병원에 이송돼 심폐소생술을 받아 가까스로 맥박을 되찾았지만, 여전히 위독한 상태다.

제주대 4중 추돌사고 피해자 김모(21)씨의 아버지가 SNS를 통해 헌혈을 부탁한 글. /제주MBC 페이스북 캡처제주대 4중 추돌사고 피해자 김모(21)씨의 아버지가 SNS를 통해 헌혈을 부탁한 글. /제주MBC 페이스북 캡처



안타까운 소식을 접한 제주 도민 100여 명이 전날 제주혈액원과 헌혈의 집을 찾았다. 오후 한때는 베드가 부족해 대기자가 발생할 정도였다. 또 방문객이 밀려든 탓에 혈액원과 헌혈의 집 운영 시간이 30분에서 1시간 가량 연장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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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혈액원 관계자는 "평일 평균 70∼80건의 헌혈이 이뤄지지만, 어제는 그보다 두 배 많은 152명이 헌혈해 주셨다"며 "김씨 아버지의 헌혈을 부탁하는 글이 오후에 올라왔음에도 많은 분이 헌혈에 동참해 주셨다"고 밝혔다. 이 관계자는 "특히 AB형 혈액형은 우리나라 인구의 10% 수준으로 매우 적은데, 반나절 만에 평소보다 10배 이상 많은 AB형 혈액이 모였다"고 설명했다.

7일 오전 제주시 오라이동의 한 정비업체에 지난 6일 제주대 입구에서 발생한 4중 추돌사고의 피해 버스가 견인돼 있다. /연합뉴스7일 오전 제주시 오라이동의 한 정비업체에 지난 6일 제주대 입구에서 발생한 4중 추돌사고의 피해 버스가 견인돼 있다. /연합뉴스


이와 관련해 김씨의 아버지는 SNS에 게시물을 올려 "감당할 수 없을 정도의 도움을 받아버렸다"며 "이 은혜를 앞으로 어떻게 갚아야 할지 걱정이 앞설 정도"라며 감사를 표했다. 그는 "정말 고맙다. 현재 딸은 수술을 무사히 끝내고 경과를 기다리고 있다. 당분간 쓸 혈액은 모였다"며 "앞으로 1주일이 고비이기는 하지만 이렇게 많은 분이 함께 걱정해주셔서 아마 금방 일어날 것 같다"고 밝혔다.

/박신원 인턴기자 shin01@sedaily.com


박신원 인턴기자 shin01@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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