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일(현지 시간) 미국 상원에서 초당적으로 발의된 ‘전략적경쟁법’을 보면 중국의 군사력뿐만 아니라 미래 기술 패권과 연계된 산업 경쟁력을 무력화하기 위한 각종 지원 방안이 촘촘히 담겼다.
인도태평양 지역의 군사·안보 활동 강화에 11억 500만 달러(약 1조 2,400억 원)의 자금을 투입하는 것이 대표적이다. 인도태평양 지역은 미국이 중국 영향력 확대의 상징인 일대일로(육상·해상 실크로드)에 대항하기 위한 전략적 요충지다. 한국을 포함해 일본·인도·호주 등을 일종의 띠처럼 엮어 안보 포위망을 형성한다는 게 미국의 복안이다. 현재 조 바이든 미국 정부가 전임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에 이어 강하게 밀어붙이고 있는 미국·일본·호주·인도 등 4개국 간 다자 안보 협의체 쿼드(Quad) 역시 인도태평양 전략의 연장선으로 볼 수 있다. 특히 조 바이든 대통령은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과 달리 ‘다자주의 안보’를 기본 노선으로 삼은 만큼 미국으로서는 인도태평양 지역의 전략적 중요성이 더없이 커졌다.
따라서 인도태평양 지역 안보에 집중 투자하는 형태로 중국 군사력에 대한 견제 수위를 최고조로 끌어올린다는 것이 미국의 복안으로 보인다. 실제 미국은 지난 5일부터 사흘간 쿼드 회원국, 또 프랑스와 공동으로 인도 벵골만에서 해상 연합군사훈련을 진행했다. 전략적경쟁법에는 미국이 동맹국과 공조해 초음속·탄도미사일 등 중국의 첨단 무기와 우주 시스템을 감시·보고한다는 내용도 담겼다.
인권유린도 중국을 압박할 유력한 카드다. 실제 미국 연방 하원 기구인 톰랜토스인권위원회는 오는 15일(현지 시간) 한국의 대북전단살포금지법을 규탄하는 화상 청문회를 열겠다고 이날 발표했다. 이는 한국을 ‘핵심 동맹국’이라 치켜세우면서도 인권 보장은 결코 양보할 수 없는 가치라는 메시지를 던진 것으로 볼 수 있다.
미국은 아울러 중국 슈퍼 컴퓨팅 기업 등을 블랙리스트에 올려 첨단 산업의 패권을 계속 유지하겠다는 의지도 드러냈다. 중국도 스마트폰 등에 들어가는 첨단 산업 필수 소재인 희토류 생산을 일부 중단하며 반격에 나섰다. 중국의 글로벌 희토류 생산 비중은 58%(지난해 기준)로 중국이 희토류를 ‘무기화’하면 전 세계가 타격을 받게 된다. 환구시보 등 중국 매체들은 미국이 자국 기업 7곳을 블랙리스트에 올린 것을 두고 “이런 제재는 모기한테 물리는 수준의 피해”라며 호락호락 미국에 당하지 않을 것임을 분명히 했다.
/조양준 기자 mryesandno@se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