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석희 SK하이닉스 대표이사 사장이 일본 기옥시아(옛 도시바메모리)에 투자한 지분을 회수할 계획이 없다고 밝혔다. 올해 설비 투자와 관련해서는 ‘보수 기조’를 유지하겠다고 말했다.
이 사장은 9일 성윤모 산업통상자원부 장관 주재로 서울 웨스틴조선호텔에서 열린 ‘반도체협회 회장단 간담회’에서 기자들의 질문에 이같이 답했다. 최근 미국의 마이크론과 웨스턴디지털이 기옥시아 인수를 추진하고 있다는 보도가 나온 가운데 업계에서는 SK하이닉스가 지난 2018년 기옥시아에 투자한 4조 원가량의 투자금을 회수하는 것 아니냐는 관측이 나왔다.
하지만 이 사장은 이날 “기옥시아에 대한 투자 계획에 변함이 없고 (투자금을) 회수할 생각도 없다”고 못 박았다. 이 사장은 “원래 투자했던 목적이 있기 때문”이라며 “(기옥시아 매각 여부도) 언론 기사 이외에 진행 상황 등 자세히 나온 것은 없다”고 했다.
올해 투자 계획에 대한 질문에는 “지난 주주총회에서 밝혔듯이 보수 기조를 유지할 것”이라고 답했다. 최근 반도체 ‘슈퍼사이클(장기 호황)’ 진입이 본격화하고 있지만 시황의 불안정성이 높은 데다 지난달 준공한 이천의 M16 공장 가동도 앞둔 만큼 투자 확대에는 신중한 태도를 유지하겠다는 의미로 해석된다.
또 차량용 반도체 품귀 사태로 미국 백악관이 글로벌 기업들을 호출한 가운데 SK하이닉스의 참여 여부에 대한 질문에 이 사장은 “아직 초청은 없었던 것으로 안다”고 답했다.
SK하이닉스가 글로벌 1위 자동차 부품 업체 보쉬에 메모리 반도체 장기 공급을 협상 중이라는 것에 대해서는 “논의 중인 사안으로, 구체적으로 정해진 바 없다”고 덧붙였다.
/전희윤 기자 heeyoun@se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