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카오뱅크가 이르면 이달 상장 예비 심사를 청구하고 공식적인 기업공개(IPO) 일정에 나선다. 실적 개선세로 기업가치가 20조~30조 원에 이를 것으로 전망되는 IPO 초대어로 공모 시장에 대규모 자금이 몰린 올해가 상장 적기란 판단을 내린 것으로 보인다.
11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카카오뱅크가 이달 거래소에 상장 예비 심사를 청구하는 방안을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달 심사에 돌입하면 6월 증권신고서 제출, 7월 코스피 입성도 가능하다. 일각에서는 이번주 거래소에 상장 심사를 청구할 것이란 관측도 내놓고 있다.
다만 IPO 작업을 총괄하고 있는 김광옥 카카오뱅크 부대표는 “청구를 준비중에 있으나 (IPO 작업에는) 항상 변수가 있어 확실한 날짜는 아직 말하기 어려운 상황”이라며 “심사 결과가 나온 이후 여러 상황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올해 (상장을) 마무리하는 것이 목표”라고 말했다.
지난 2017년 7월 출범한 카카오뱅크는 출시 상품마다 흥행을 거두며 성장한 인터넷 은행 사업자다. 카카오톡 단톡방에서 바로 관리할 수 있는 ‘모임통장’과 26주 동안 매주 1,000원~1만 원씩 증액되는 금액을 납입하는 ‘26주 적금' 등 다양한 상품을 내놓으면서 가입자가 지난해말 기준 1,360만 명까지 늘었다.
상장만 하면 시중은행의 시가총액을 훌쩍 넘어설 것이란 분석도 나온다. 지난해 유상증자 당시 9조 3,000억 원 가량의 기업가치를 인정 받았는데 현재 장외 시가총액이 30조 원을 웃돌면서 국내 은행 지주 1위인 KB금융의 시가총액(21조 8,715억)을 넘어섰다.
최근 실적은 개선되고 있다. 지난해 영업수익 8,042억 원, 영업이익 1,226억 원을 기록했는데 전년의 매출 6,649억 원, 영업이익 133억 원에 비해 각각 21%, 821% 가량 늘어난 수치다. 한 IB 관계자는 “자기자본을 확충해야하는 상황에서 대규모 실적 개선을 이룬 것이 상장 일정에도 영향을 미쳤을 것"이라고 말했다.
지난해 SK바이오팜 이후 IPO 공모 시장에 뭉칫돈이 몰리고 있는 점도 카카오뱅크에는 긍정적이다. 수 조 원 단위의 공모를 위해선 회사의 실적 뿐 아니라 공모 시장의 자금 상황도 중요한 변수이기 때문이다. 지난달 코스피에 입성한 SK바이오사이언스의 기관 청약에는 1,000조 원 넘는 자금이 몰렸으며 일반 투자자도 약 64조 원 규모로 참여했다.
한편 카카오뱅크의 코스피 입성이 현실화되면서 주주들에 대한 관심도 높다. 지난해 말 기준 최대주주는 카카오로 지분율은 31.78%다. 2대주주는 한국투자증권의 자회사인 한국투자밸류자산운용(27.1%)이며 국민은행도 9.35%의 지분을 보유 중이다. 한국금융지주는 한국투자밸류자산운용 지분 외에도 자체적으로 4.67%의 지분을 들고 있다.
/김민석 기자 seok@se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