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파르게 증가하던 우리나라의 만기 1년 미만 단기금융 상품 시장의 성장세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영향으로 한풀 꺾였다. 단기 금융시장은 만기 1년 이내 금융 상품인 콜·환매조건부채권(RP)·양도성예금증서(CD)·기업어음(CP)·단기사채 등이 거래된다.
한국은행이 12일 발표한 ‘2020년 단기 금융시장 리뷰’에 따르면 국내 단기 금융시장 규모는 지난해 말 363조 2,000억 원으로 전년 말 대비 8조 3,000억 원(2.3%) 증가했다. 지난 2019년 시장 규모 증가세(17.5%)에 비하면 성장세는 크게 둔화한 것이다. 한은 관계자는 “코로나19로 거래가 위축되고 금리가 오르는 등 다소 불안한 모습을 보이다 기준금리 인하 및 당국의 시장 안정화 조치로 거래가 회복되고 금리는 큰 폭 하락했다”고 설명했다.
시장별로 보면 RP 거래가 증가세를 지속하고 콜 거래 규모도 소폭 증가 전환했다. 하지만 CP 증가 폭은 2019년 24조 1,000억 원에서 지난해 2조 9,000억 원으로 크게 축소됐고 단기사채는 5조 7,000억 원 감소해 제도 도입 이후 처음 마이너스 성장을 기록했다.
한은은 CP 시장의 성장세 둔화 배경으로 프로젝트파이낸싱(PF)의 자산담보부기업어음(ABCP)이 2019년 26조 원 증가했다 지난해 3조 4,000억 원 감소한 때문으로 파악했다. ABCP는 특수목적법인(SPC)이 매출 및 리스채권·회사채 등을 담보로 발행하는 CP다. ABCP를 제외한 일반 기업 및 금융기관의 CP 거래는 증가세로 전환했다.
단기사채는 유동화 단기사채(ABSTB)뿐 아니라 일반 기업 및 금융기관 단기사채가 모두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RP 시장은 단기자금 시장의 풍부한 유동성과 자산운용사의 RP 매도를 통한 자금 조달 확대 등으로 13조 8,000억 원 증가했다.
/조지원 기자 jw@se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