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과 부산 등에 전기 버스를 공급하고 있는 전기차 업체, 에디슨모터스가 대규모 투자 유치에 착수했다. 에디슨모터스는 여러 차례 쌍용자동차 인수 의지를 내비쳤고 전략적투자자(SI)까지 확보했다고 공언해왔다. 자본시장에서 역량을 인정받고 실제로 쌍용차를 살릴 구원투수로 나설 수 있을지 주목된다.
14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에디슨모터스는 최대 1,000억 원 규모의 투자 유치를 추진하고 있다. 에디슨모터스는 투자금을 전기 버스를 생산 중인 군산공장 운영자금으로 활용할 계획이다.
업계에서는 에디슨모터스의 이번 펀딩 과정을 두고 쌍용차 인수 여력을 자본시장에서 확인하는 사실상의 ‘전초전’ 성격을 갖는다고 보고 있다. 재무적투자자(FI)들이 에디슨모터스의 몸값을 어느 정도로 평가할지, 주요 투자자가 실제로 투자에 나설지 등을 보면 쌍용차 인수라는 꿈이 현실화할지도 알 수 있을 것이라는 얘기다.
에디슨모터스는 지난 2015년 설립됐다. 서울·부산·대전·광주·제주에 영업망도 갖고 있다. 방송국 PD에서 전기차 업체 최고경영자(CEO)로 변신한 강영권 대표의 독특한 이력으로 화제가 되기도 했다. 에디슨모터스의 최대주주는 에너지솔루션즈(92.83%)다. 에너지솔루션즈는 강 대표(62.7%)가 최대주주다.
에디슨모터스의 이름은 생소하지만 서울·부산·부천·수원·제주도에서 전기 시내버스 ‘e-화이버드 저상전기버스’가 납품돼 운행하고 있다. 전기 버스뿐 아니라 유로6 기준을 만족하는 CNG 버스도 판다.
전기 버스 시장이 열리면서 매출도 급증하고 있다. 2018년 229억 원에서 2019년 809억 원으로 3배 이상 늘었고 지난해에도 897억 원을 기록했다. 영업이익은 27억 원이었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알펜루트운용이 가지고 있던 수원여객에 스트라이커 PE를 통해 90억 원을 투자했고 이 과정에서 전기 버스 매출이 많이 일어났다”고 분석했다.
에디슨모터스는 쌍용차 인수 의지를 공개적으로 피력했다. 5,000억 원의 자금 조달도 끝냈다고 공언하고 있다. 공개된 내부 보고서를 보면 에디슨모터스와 한국전기차협동조합 회원사들이 620억 원, 평택시가 400억 원, 그 밖에 980억 원을 산업은행 등을 통해 만들겠다는 계획이다. 자기자본이 아닌 나머지 3,000억 원은 증권사 등 FI를 통해 조달할 예정이다. 쌍용차 인수를 위한 준비를 끝냈다는 얘기다. 강 대표는 “체어맨 전기차 등을 통해 쌍용차를 5년 내 흑자 전환할 것”이라고 밝혔다.
다만 외형은 다윗과 골리앗이다. 쌍용차는 매출 2조 9,501억 원, 자산 1조 7,686억 원이다. 매출 1,000억 원도 넘지 않는 회사가 FI의 지렛대를 활용해 인수해 정상화하기에는 체급 차이가 너무 난다는 지적이 나오는 이유다. 완성차 대량 생산 체제를 운영해본 경험이 없는 점도 한계다. 업계의 또 다른 관계자는 “에디슨모터스의 전략이 실현 가능성이 낮은 것이 사실”이라며 “펀딩 과정에서 업계에 어떤 평가를 받는지 지켜봐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