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의 확진자 수가 다시금 증가함에 따라, 의료 기반의 블록체인 기술이 선진 방역에 대안으로 급부상하고 있다.
이는 블록체인을 활용해 신원 인증절차를 강화하고, 백신접종 내역을 기록ㆍ보존하는 방식으로 코로나바이러스의 확산을 잠재울 수 있기 때문이다.
해외에서는 이미 관련기술을 도입해 상용화를 앞둔 상태로, 미국 뉴욕주의 코로나19 백신 접종 여부를 기록하는 디지털 백신 여권 앱 ‘엑셀시어 패스(Excelsior Pass)’와 영국의 백신의 유통과 보급 계획이 블록체인 분산원장 기술을 적용한 점이 대표적이다.
국내 역시 정세균 국무총리가 이달 초 블록체인 앱을 기반으로 하는 디지털 백신여권 시스템을 금월 중 공식 개통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이처럼 다양한 의료 분야에서 블록체인이 빠르게 상용화 되는 이유는 특유의 데이터 관리 방식 때문인데, 블록체인은 모든 거래 내역이 온체인(On chain)상에 익명으로 기록되고, 동 기록의 변조나 삭제가 사실상 불가능하다.
개별 데이터가 익명성을 유지하면서도 안전하게 장기 보관돼야 하는 의료데이터의 경우 이런 블록체인 기술과 상당한 시너지를 발휘할 수 있다.
올 하반기 부산에서는 코로나19와 같은 불확실성을 덜어내는 의미 있는 실증 사업이 본격 진행돼 ‘블록체인 기반의 의료마이데이터 생태계’ 구축을 앞당길것으로 기대된다.
정부는 지난해 7월, 부산 블록체인 규제자유특구 2차사업 중 의료분야에 ‘블록체인 기반 의료 마이데이터 비대면 플랫폼 서비스’를 선정하고 세종텔레콤㈜을 포함해 ㈜에이아이플랫폼, ㈜재영소프트, 부산대학교병원 등을 사업자로 선정한 바 있다.
특히 디지털 백신 여권을 포함해 블록체인 기반 제증명발급 서비스들이 일상 속에서 속속 등장하면서, 유저들이 블록체인 기반 의료마이데이터 생태계에 빠르게 자발적으로 진입하리라는 기대가 높다. 동 기술로 인한 편의성과 안전성을 몸소 체험하면서 새로운 서비스 사용에 대한 거부감을 낮추고, 적응 비용도 줄일 수 있다는 분석이다.
또한 실증 특례를 통해 그동안 블록체인 기반 의료마이데이터 사업의 제도적 걸림돌로 꼽히던 요소들을 해결하면서 동 사업의 성공기대감을 높이고 있다.
그동안 개인의 신상과 관련된 데이터를 블록체인상에 올리는 행위는 불법으로 간주됐으나 개인정보보호법상 사업자는 수집된 정보를 보유기간의 경과, 개인정보의 처리 목적 달성 등 그 개인정보가 불필요하게 되었을 때에는 지체 없이 파기해야 하지만, 블록체인은 원본 기록의 수정 및 삭제가 불가능해 상충되는 문제가 있었다.
실증 특례에서는 개인정보를 블록체인이 아닌 삭제 가능한 별도 서버(오프체인)에 저장한 후, 그 오프체인 주소만을 블록체인 상에 기입하는 방식을 허용하고 있다.
세종텔레콤 왕영진 이사는 “코로나 팬데믹 이후 의료 관련 데이터에 대한 전국민의 관심과 기대감이 높은 만큼, 당사는 ‘블록체인 기반 프로토콜 경제 생태계 ‘구현의 일환으로 데이터 결합 및 활용 연구에 적극적으로 나서겠다”면서 “먼저, 올 하반기부터 부산에서 본격적으로 실증하는 ‘블록체인 기반의 의료 마이데이터 비대면 플랫폼 서비스’를 통해 의료비 절감과 비대면 방식의 이용자 편의(전자처방전, 제증명 발급, 보험원스톱청구)를 제공하는 개인 의료데이터 생태계를 구축해 나갈 계획”이라고 밝혔다.
부산대학교병원 이호석 교수(융합의학기술원 부원장, 흉부외과 교수)는 “금번 실증 사업은 의료데이터의 현실적인 문제점과 기술적인 보완을 해나가는 혁신적 행보로, 편의 제공뿐만 아니라 개인의 다양한 건강정보와 빅데이터, 인공지능 기술을 활용한 의료기술개발로 이어질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면서 “나아가 보건 향상 및 의료산업 발전의 교두보 역할과 동시에 의료마이데이터의 생태계 조성에 마중물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김동호 기자 dongho@se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