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라마 ‘로스쿨’이 첫 방송부터 전대미문의 로스쿨 살인사건을 시작으로 김명민이 유력 용의자로 긴급 체포되는 등 쫄깃한 전개를 이어갔다.
14일 JTBC 수목드라마 ‘로스쿨’(연출 김석윤 / 극본 서인) 1회가 베일을 벗었다. 시작부터 강렬한 카리스마로 학생들을 공포에 떨게 한 검사 출신 형법 교수 양종훈(김명민)과 로스쿨 겸임교수 서병주(안내상)의 과거 악연이 공개되기도 해 시청자들의 관심을 끌었다.
이날 방송은 국내 최고의 명성을 자랑하는 한국대학교 로스쿨에서 겸임교수 서병주가 사체로 발견되는 사건으로 시작됐다. 경찰은 그의 안주머니에서 삶을 비관하는 내용의 메모를 발견, 자살을 의심했다. 그러나 검사 시절 촉으로 현장을 낱낱이 살피던 양종훈은 책상 위 놓인 당뇨 혈당 검사지를 보고 “오늘 죽을 사람이 당일 퀵으로 혈당 검사지를 주문하진 않는다”며 타살 가능성을 제기했다. 게다가 유력한 용의자로 스스로를 지목해 의문을 자아냈다. 바로 서병주와의 악연 때문인데.
때는 새 학기가 시작된 2020년 3월, ‘공포의 양크라테스’란 악명을 가진 양종훈 교수는 첫 강의부터 소크라테스 문답법으로 학생들을 몰아붙였다. 상대를 바짝 긴장하게 만드는 숨 막히는 화법으로 인해 내로라하는 스펙을 가진 상위 1%의 제자들도 공포의 도가니를 경험해야 했다. 그가 이처럼 제자들의 영혼을 탈탈 털 정도로 엄격한 배경엔 서병주의 ‘공짜 땅 뇌물 사건’이 있었다. 당시 검사장이었던 서병주는 국회의원 고형수(정원중)로부터 공짜로 받은 땅의 가치가 무려 56억 원에 달해 기소됐다. 그는 고의원과 각별한 막역지우로서 주고받은 ‘선물’이라고 주장했고, 재판부는 “차후에 도움을 받겠다는 막연한 기대까지 ‘대가성’으로 보지 않겠다”며 무죄를 선고했다. 이 사건을 맡았던 양종훈은 검사직을 내려놓고 “훌륭한 법조인은 못 만들어 내더라도, 양아치 법조인은 단 한 마리도 만들지 않겠다”는 목표로 교수로 전향한 것이다.
그런 그의 앞에 서병주가 다시 나타난 것. 서병주는 무죄 판결 덕에 뇌물로 인정받지 않은 56억 원을 한국대 로스쿨 발전기금으로 전액 기부, 모의법정을 세웠고, 겸임 교수로까지 취임했다. 불행히도 그는 자신이 세운 모의법정에서 사체로 발견되는 말로를 맞았다.
로스쿨 살인사건은 그야말로 세상을 떠들썩하게 만들었지만, 학생들은 아무일 없었다는 듯 조용히 공부에 집중했다. 그 가운데 부검 결과로 밝혀진 서병주의 사인은 약물 과다로 인한 타살. 치사량의 필로폰을 탄 커피를 누군가가 강제로 먹였다는 것인데. 경찰은 범인이 교수실에 입장할 수 있는 내부인일 확률이 높다는 사실을 근거로, 서병주가 사체로 발견된 교수 대기실에 족적을 남긴 이들을 조사하겠다고 밝혔다. 이로써 8명의 로스쿨 교수와 학생들이 용의선상에 오른 가운데, 경찰이 양종훈을 긴급 체포했다. 모의 법정을 지도하던 그가 수갑을 찬 채 연행됐고, 학생들은 그런 그를 의심의 눈초리로 바라봤다.
한편, 이날 방송에선 국민적 공분을 산 ‘희대의 흉악범’ 이만호(조재룡)가 만기 출소해 긴장감을 증폭시켰다.
JTBC 수목드라마 ‘로스쿨’ 2회는 15일 밤 9시에 방송된다.
/김민주 itzme@se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