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년마다 두 배씩 급증하던 보이스피싱 피해금액이 지난해 65% 급감했다. tvN 예능프로그램인 ‘유 퀴즈 온 더 블록(유퀴즈)’에 담당 선임조사역을 출연시키는 등 금융감독원의 예방노력이 빛을 발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15일 금감원에 따르면 지난해 보이스피시 피해금액은 2,353억 원으로 전년 6,720억 원 과 비교해 4,367억 원(65%) 줄었다. 피해건수도 2만5,858건으로 역시 전년 7만2,488건 대비 4만6,629건(64.3%) 급감했다.
이 같은 보이스피싱 피해의 감소는 이례적이다. 실재로 2017년 2,431억 원이었던 보이스피싱 피해금액은 2018년 4,440억 원, 2019년 6,720억원으로 급증하는 추세였다. 피해건수도 같은 기간 5만13건에서 7만2,488건으로 증가했다. 소비자경보 발령이나 TV·라디오 공익 캠페인 시행, 명절 및 연휴 기간 중 경고 문자 발송 등의 예방 노력도 크게 바뀐 것은 없다.
일각에서 지난해 7월 유퀴즈를 통해 방영된 보이스피싱 피해 방비 관련 안내 영상이 효과를 본 것 아니냐는 분석도 내놓고 있는 것도 이 때문이다. 당시 금감원의 금융사기대응팀 신상주 선임조사역이 금감원 콜센터와 피해구제 신청 방법 등을 자세히 안내했던 바 있다.
다만 보이스피싱 피해의 큰 감소에도 메신저피싱 피해액은 증가했다. 지난해 가족·지인 등을 사칭한 메신저피싱 피해액은 373억 원으로 전년 대비 31억 원(9.1%)가 증가했다. 연령별 분포로 보면 50대가 43.3%로 가장 많았고 60대가 42.5%로 뒤를 이었다.
대출빙자형 보이스피싱의 피해금액은 1,566억 원으로 전년 대비 2,940억 원(65.2%) 감소했다. 남성 비중이 61.2%로 여성(38.8%) 보다 높았다. 연령별로는 40·50대가 65.0%의 비중을 차지했다. 특히 40·50대 남성이 가장 취약한 것으로 나타났다. 사칭형 사기는 50·60대 여성이 가장 취약했다.
피해금 이체 채널별 비중은 모바일·인터넷뱅킹이 75.2%로 압도적이었다. 2016년 42.1%였던 모바일·인터넷뱅킹 이체 비중은 해마다 급격히 커지고 있다. 창구·자동현금입출금기(ATM)는 13.5%, 텔레뱅킹은 4.8%였다.
금감원은 취약계층별·연령대별 맞춤형 홍보를 실시하는 등 향후에도 예방노력에 힘을 기울이겠다는 방침이다. 금감원 관계자는 “금융회사로 하여금 보이스피싱 예방·대응체계를 강화하도록 지도하고 검찰·경찰 등 수사기관과도 보이스피싱 피해사례 등 정보 공유를 통해 공조를 강화하겠다”고 말했다 .
/김상훈 기자 ksh25th@se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