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 취임 후 중국을 방문한 첫 고위급 당국자인 존 케리 대통령 기후특사의 역할이 주목된다. 전직 국무장관까지 지낸 케리 특사가 단순히 ‘기후 문제’만을 논의하지는 않을 것이라는 전망에서다.
15일 베이징 외교가에 따르면 케리 특사는 전날 늦은 밤 전용기로 상하이에 도착해 17일까지 3박 4일간의 공식 일정에 들어갔다. 캐리 특사가 중국 일정을 사흘로 넓게 잡은 것도 그의 폭넓은 활동을 짐작하게 한다. 캐리 특사는 그의 중국측 카운터파트인 셰전화 기후변화 특별대표와 회담을 소화할 예정이다. 회담의 주제는 이달 22∼23일 주최하는 기후 정상회의, 중미 기후변화 협력, 유엔 기후변화협약 제26차 총회 등이다.
이런 논의 과정에서 캐리 특사가 특히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의 기후 정상회의 참가를 설득할 것으로 보인다. 기후 정상회의는 바이든 대통령의 주도로 오는 22~23일 화상으로 열릴 예정이다. 미국 정부는 시 주석의 참석을 공식 초청했다. 중국 정부는 아직 가타부타 언급을 하지 않고 있다. 앞서 홍콩 매체는 중국이 시진핑의 참석을 고려하고 있다고 보도하기는 했다.
또 케리 특사가 중국 최고위층을 만날 가능성도 제기된다. 일단 시 주석이나 리커창 총리를 만날 가능성은 없어 보인다. 일부러 베이징에서 먼 상하이를 회의 장소를 정했는데 시 주석이나 리 총리가 이동할 리는 없기 때문이다.
반면 중국 내에서 기후 문제를 담당하는 한정 부총리(정치국 상무위원)이나 양제츠 외교담당 정치국원, 왕이 외교부장을 만날 가능성이 있다. 중국 당·정 인사들도 케리 특사를 찾아서 미중 간 접점을 최대한 넓히는 기회로 삼으려 할 것이라는 관측도 제기된다.
이의 경우 미중 관계의 전반적인 이슈에 대한 논의도 진행될 것으로 보인다. 케리는 버락 오바바 전 행정부에서 국무장관을 지낸 외교가 거물이다. 당시 부통령이었던 바이든과도 호흡을 맞췄다. 모종을 결정을 전달할 수 있는 위치이기는 한 셈이다.
대만 중앙통신사는 “현지 소식통에 따르면 시진핑이나 리커창 등 중국 고위층이 케리를 접견하지는 않겠지만 양제츠와 왕이가 그를 만날 수는 있다고 한다”고 전했다.
캐리 특사는 중국 방문을 마무리하고 오는 17일 서울로 이동해 정의용 외교부 장관과 회담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