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불어민주당이 당 대표 후보자 선출을 위한 예비경선이 18일 막을 올린 가운데 각 후보자들이 당 혁신 방안을 담은 정견(政見)을 발표했다. 후보자들은 모두 4·7 재보궐선거 패배를 통해 민심이 돌아섰음을 인정하고 개혁 의지를 드러냈다.
당 대표직에 출사표를 낸 송영길(5선·인천 계양을)·우원식(4선·서울 노원을)·홍영표(4선· 인천 부평을) 의원과 원외인사인 정한도 용인시의회 의원은 이날 서울 여의도 당사에서 열린 당 대표 선출 예비경선 대회에 나와 정견 발표를 했다. 기호 1번은 전 의원, 2번은 우 의원, 3번은 홍 의원, 4번은 송 의원이다. 이날 정견 발표는 사전 추첨 결과에 따라 우 의원, 송 의원, 홍 의원, 정 의원 순서로 진행됐다.
첫 발표자인 우 의원은 “이번 재보선은 박영선·김영춘 당원들이 진 것이 아니라 당이 진 것”이라며 “174석을 가지고 개혁, 민생 그 어느 것 하나 제대로 해내지 못한 민주당이 잘못한 것”이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이번 선거에서 배워야 한다”며 “핵심은 민주당의 갈 길을 국민이 알려줬다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우 의원은 “국민은 민생이 절박하다는데 우리만 갑론을박할 수 없다”면서 “쳇바퀴에서 뛰어내려 현장으로 가자”고 주장했다. 또 “전당대회 논쟁은 다른 무엇이 아니라 구체적인 민생 해법이어야 한다”며 “당이 국민의 신뢰를 회복해야 우리 당 대선 후보들이 포부와 역량을 펼치고 자신 있게 뛴다”고 강조했다. 그는 “당 대표의 가장 중요한 역할인 정권 재창출을 해내겠다”고 힘주어 말하기도 했다.
송 의원은 “문재인 정부의 성공적 마무리과 제4기 민주정부 수립을 위해 당 대표에 출마했다”며 “민심이 돌아오도록 당의 체질을 바꿀 것”이라고 포부를 밝혔다. 이어 “김대중·노무현·문재인 대통령이 세운 자랑스러운 민주당 그 이름만 빼고 모든 것을 바꿔야 한다”고 강조했다.
또 그는 “저는 후보 중 유일하게 (전 인천시장으로서) 지방정부 운영 경험을 했다”면서 “야당의 공격, 복지부동(伏地不動) 관료, 문재인 대통령의 고충도 충분히 이해한다”고 했다. 그러면서 “백신 확보와 청년·서민 주택 마련에 최선을 다할 것”이라면서 “정부의 부동산 대책을 뒷받침하겠다”고 말했다.
홍 의원은 “개혁을 국민과 함께하지 못했다. 국민과 당원께 실망을 드렸다”며 “‘됐다’고 할 때까지 혁신하겠다”고 말했다. 그는 “친문(親文) 대 비문(非文)이라는 가짜 프레임에서 벗어나야 한다”면서 “소통해서 당을 단결시키겠다”고 덧붙였다.
이어 홍 의원은 “저는 패스트트랙을 성공시키고 공수처 설치와 검경 수사권 조정을 이뤄냈다”며 “홍영표 민주당에서 내로남불은 더 이상 없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권익위 조사 결과 ‘국회의원이 아니라 투기꾼’이라고 하시면 열 명, 스무 명이라도 바로 출당 조치를 하겠다”고 하기도 했다. 그러면서 홍 의원은 “국민이 명령하신 개혁을 중단 없이 해나가겠다. 검찰·언론개혁을 해나가겠다”고 말했다.
마지막으로 발표에 나선 정 의원은 “미래 세대인 청년들은 민주당을 비판한다”며 “청년들이 외면하는 민주당에 미래는 없다”고 잘라 말했다. 이어 “민주당은 당 안에 청년의 자리를 만들어야 한다”면서 “당 안에 청년이 들어와 이야기하고, 토론하고, 정치하고, 그 결과가 지도부에 영향을 미치는 판을 만들자”고 강조했다. 정 의원은 29세로, 청년 당 대표 출마자로 불린다.
정 의원은 “국회의원분들은 저 같은 지방의원을 어떻게 생각하느냐”고 반문하기도 했다. 그러면서 “부하직원으로 여기지 않느냐”며 “우리 안의 ‘꼰대’ ‘아저씨’ 문화를 싹 걷어내야 청년들이 찾아온다”고 말했다.
그는 청년에게 닥친 주거 문제도 언급했다. 정 의원은 “주거 문제는 최소한의 삶”이라며 “대출이든 임대주택이든 안정적으로 살며 돈을 열심히 모으고 싶은 것이다. 이것이 가능하다는 것을 보여줘야 한다”고 했다.
개표 결과는 이날 오후 2시께 발표될 예정이다. 투표는 온라인으로 진행되며, 각 후보자의 득표수와 순위는 비공개가 원칙이다. 후보자들은 오는 20일부터 지역 순회 합동 연설회를 가진다.
/이희조 기자 love@se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