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사회일반

[기자의 눈] 나는 저녁 7시마다 죽음을 본다

김성태 바이오IT부 기자





‘[중앙방역대책본부] 코로나19 O번째 사망자 안내.’



오늘도 숫자로 표현된 죽음이 문자메시지에 담겨온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을 취재하는 기자는 평일 오후 7시면 어김없이 누군가의 죽음을 본다.

코로나19로 사망한 고인은 ‘애도받을 권리’를 보장받지 못한다. 가족들이 임종을 못 보는 경우가 부지기수다. 가능하더라도 보호구 착용이 필수이기에 온기는 전해지지 않는다. 장례식도 화장하고 나서 치르는 것이 원칙이다.



코로나19로 19일 자정까지 총 1,801명이 목숨을 잃었다. 누군가가 코로나19를 정치적 이익을 위해 활용하는 일도 생긴다. 문재인 대통령은 지난 1월 18일 신년 기자 간담회에서 “방역은 너무 잘하니까 질문이 없으신가요”라고 말했다. 간담회가 열린 당일에 코로나19로 세상을 떠난 사람은 19명이었다. 위기가 종식될 때까지 방역의 고삐를 조여야 할 때에 대통령의 자신감 넘치는 발언은 누군가에게는 잘못된 신호가 될 수도 있었다. 이뿐 아니다. 오세훈 서울시장은 당선되자마자 독자 방역 대책을 쏟아냈고 이재명 경기도지사도 ‘독자 백신 도입’을 검토하고 있다고 밝혔다. 코로나19 확산세가 커지는 상황에서 존재감을 알리기 위한 정치인들의 발언은 오히려 방역에 혼선을 빚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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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19는 경제적 이익을 위한 도구로 악용되기도 한다. 최근 남양유업(003920)은 자사 유제품 ‘불가리스’가 코로나19 억제에 효과가 있다고 주장했지만 원숭이 폐 세포 시험 결과에 불과했다. 결국 ‘식품표시광고법’ 위반 혐의로 식품의약품안전처에 고발당했고 불매운동마저 일어나고 있다. 당국은 이 황당한 사건을 조사하고 설명하는 데 시간과 비용을 쏟고 있다. 방역에 투입해야 할 자원이 낭비됐다.

이익을 추구하는 것이 인간의 본성이라지만 생명보다 중요한 것은 없다. 잊지 않아야 한다. 오늘도 코로나19로 생명의 끈을 놓아버리는 사람이 있다는 것을. 그리고 그들은 마지막 인사도 제대로 나누지 못한다는 것을.

kim@sedaily.com

/김성태 기자 kim@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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