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대통령이 21일 낮 청와대 상춘재에서 4·7 재보궐선거에서 당선된 오세훈 서울시장과 박형준 부산시장과 함께 오찬을 함께 했다.
오 시장과 박 시장은 모두 국민의힘 소속으로, 문 대통령이 야당 인사만을 초청해 오찬하는 것은 극히 이례적인 일이다. 이날 오찬은 문 대통령이 제안하고 두 시장이 응해 성사된 첫 대면 만남이다.
오 시장과 박 시장은 이철희 청와대 정무수석의 안내로 상춘재 앞뜰에 먼저 자리했으며, 문 대통령이 유영민 대통령 비서실장과 함께 들어서자 각각 주먹인사를 나눴다.
문 대통령은 두 시장에게 "날씨가 좋다. 두 분 반갑다"며 "취임을 축하드린다. 당선되자마자 곧바로 취임하셨다. 저도 당선되고 곧바로 취임했다"며 인사말을 건넸다.
이에 박 시장은 "귀한 자리 감사하다"고 화답했다. 문 대통령과 두 시장은 상춘재 앞뜰에서 선 채로 5분가량 담소를 나눈 뒤 오찬을 위해 건물 안으로 들어섰다.
비공개로 이어진 오찬에서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 부동산 문제, 민생경제 회복 등 서울시·부산시의 주요 현안에 대한 의견이 오간 것으로 전해졌다. 박경미 청와대 대변인은 이날 서면 브리핑에서 "오늘 오찬은 대한민국 제1·제2 도시인 서울과 부산의 현안에 대해 야당 소속 단체장과 머리를 맞대고 힘을 모으는 협치의 자리"라고 설명했다.
앞서 문 대통령은 지난 19일 청와대 수석·보좌관회의에서 “방역과 부동산 문제는 민생에서 가장 민감한 사안”이라며 “방역 관리에 허점이 생기거나 부동산 시장이 다시 불안해지지 않도록 중앙정부와 지자체가 충분히 소통하고 긴밀히 협력해 달라”고 주문했다. 13일 국무회의에서는 서울형 상생방역과 공시가격 개선 방안을 두고 야당 인사로는 처음 참석한 오 시장과 국무위원 간 이견이 속출하자 “서울시와 관계 부처가 국무회의 이후에도 충분히 소통해달라”고 당부하기도 했다.
오 시장은 민생과 방역을 모두 지키겠다는 목표로 규제방역에서 벗어난 서울형 상생방역을 내세우고 있다. 이에 업종별 영업시간 차등, 자가진단 키트 적극 도입 등을 거론했다, 또 오 시장은 지난 13일 문 대통령과 화상으로 마주한 국무회의에서 부동산 공시가격 상승에 따른 국민 부담 경감을 위해 관련 법령을 개정하고, 공동주택 가격 결정 과정에의 지자체 참여를 건의한 바 있다.
이에 일각에서는 오 시장 취임 이후 정부와 서울시의 방역에 혼선이 빚어지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있다.
한편 박영선 전 후보와 김영춘 전 후보는 20일 저녁 이미 문 대통령과 만찬을 가진 것으로 알려졌다. 청와대 핵심관계자는 “문 대통령이 어제 저녁에 비공개로 낙선자 분들과도 만찬을 함께 했다”고 말했다.
/김민혁 기자 minegi@se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