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가 장기화됨에 따라 끊겼던 하늘길이 다시 열릴 전망이다. 코로나 음성이 확인된 한국인의 경우 격리 조치 없이 받아주겠다는 국가들이 나타나며 각국 정부 관광청들이 한국인들을 향한 소통을 재개, 전면 중단 상태와도 같았던 국제 관광이 다시금 활력을 되찾을 조짐이 보이고 있다.
이런 가운데 필리핀 관광부는 코로나19 이후 여행할만한 관광지로 필리핀의 수도 '마닐라'를 소개해 눈길을 끌고 있다.
필리핀으로 가는 첫 번째 문이라고도 할 수 있는 수도 마닐라는 럭셔리한 호텔과 스파, 대형쇼핑몰 등을 통해 여유로운 휴식을 즐길 수 있는 것은 물론 필리핀의 역사가 담겨 있는 숨은 명소들이 가득한 필리핀 대표 관광지다.
▲ 필리핀 역사를 한눈에
- 인트라무로스, 라이트 앤 사운드 박물관
마닐라는 필리핀의 역사를 한 눈에 볼 수 있는 문화유산들이 모여 있는 곳이다. 특히 필리핀 문명사에 가장 큰 영향을 끼친 나라인 스페인에게 16세기 중반부터 300년 동안 식민지배를 받아온 만큼 마닐라 곳곳에서 스페인의 흔적을 살펴볼 수 있으며, 식민지 시대의 명소인 '인트라무로스(Intramuros)'에서는 스페인에서도 볼 수 없는 다양한 전통 건축물이 남아 있다.
필리핀 역사를 담은 대표 박물관 '라이트 앤 사운드 박물관(Light and Sound Museum)'은 암흑으로 뒤덮인 전시장에 큐레이터가 플래시로 벽을 비추면 불빛이 닿는 곳에서 호세 리잘, 라푸라푸, 안드레스 보니파시오 등 필리핀의 국민적 영웅들이 모습을 드러낸다. 필리핀 역사의 단편을 빛과 소리를 통해 재현한 것이다.
- 포트산티아고, 발루아르테 데 산디에고
마닐라 대표 명소 '포트산티아고(Fort Santiago)'는 포트산티아스페인 정복자들이 적으로부터 인트라무로스를 방어하기 위해 만든 요새로, 스페인 군 사령부의 전략적 요충지이자 감옥으로 쓰인 곳이다. 성벽 위로 올라가면 감옥의 내부를 볼 수 있으며 ‘필리핀 독립의 아버지’ 호세 리잘이 처형당하기 며칠 전까지 수감됐던 곳이기도 하다.
또다른 석조 요새 '발루아르테 데 산디에고(Baluarte de San Diego)'는 1586년에 지은 마닐라에서 가장 오래된 석조 요새로, 전쟁과 지진으로 파괴된 것을 복원했다. 성벽 위 발아래로는 3개의 커다란 원형 석조 건물이 몇 미터 간격을 두고 서로 엇갈려 연결된 독특한 건축물이 돋보이는데, 이는 과거 탑이 있던 자리로 탑의 기반 역할을 한 흔적이라고 전해진다.
- 성 어거스틴 성당, 마닐라 대성당
필리핀에서 가장 오랜 역사를 가진 바로크식 석조 성당 '성 어거스틴 성당(San Agustin Church)'은 1571년에 지어져 1993년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으로 등재된 바 있다. 내부로 들어서면 16세기의 샹들리에, 2명의 이탈리아 화가가 그린 벽과 천장의 그림 등 바로크식의 장중한 아름다움을 감상할 수 있다.
인트라무로스에서 가장 아름다운 건축물로 꼽히는 '마닐라 대성당(Manila Cathedral)'은 1578년 필리핀의 최초 주교를 위해 건축한 곳이다. 웅장하면서도 빼어난 균형미가 돋보이는 둥그런 옥빛 돔 위로 우뚝 솟은 첨탑과 성당을 둘러싼 투박한 6개의 입체 조각상이 세밀하게 디자인된 외벽과 잘 어우러진다.
▲ 쇼핑의 메카 마닐라
- 보니파시오 글로벌 시티, SM 몰 오브 아시아
1년 내내 더운 필리핀은 쇼핑몰이 발달해 있으며, 마닐라는 아시아에서 손에 꼽히는 대형 쇼핑몰이 들어서 있는 곳으로 유명하다. 그중 '보니파시오 글로벌 시티(Bonifacio Global City)'는 필리핀의 청담동이라 불릴 만큼 세계적인 유명 브랜드 매장이 대거 입점해 있어 쇼핑을 여행의 1순위로 생각하는 이들이라면 필수로 들려볼 만하다.
가볍게 쇼핑을 즐기려면 'SM 몰 오브 아시아(SM Mall Of Asia)'를 방문해 보는 것이 좋다. 2006년 아시아 최대 규모로 오픈한 SM 몰 오브 아시아는 중저가 브랜드 매장이 많이 입점해 있으며 매장 수가 700개가 넘을 만큼 넓어 볼거리가 풍성하다.
- 벤치, 펜숍
마닐라에서 제대로 쇼핑하기 위해선 대표 브랜드도 잘 알아야 한다. 필리핀을 대표하는 글로벌 브랜드 중 하나인 '벤치(Bench)'는 1987년에 론칭한 이후 티셔츠를 파는 작은 숍으로 시작해 세계적인 스타들을 모델로 기용하며 유명세를 탔다. 현재는 창고형 매장으로 운영하며 시계, 주얼리, 속옷, 향수, 가방 등 라이프스타일 전반을 아우르는 다양한 제품을 판매하고 있다.
'펜숍(Penshoppe)' 역시 인기가수 산다라 박이 모델로 발탁되면서 국내에도 알려지게 된 라이프스타일 패션 브랜드로 오랜 역사를 자랑하는 SPA 브랜드다. 최근에는 1990년대에서 영감을 받은 제품들을 선보이며 필리핀의 레트로 열풍을 선도하고 있다.
/김동호 기자 dongho@se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