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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5호 '최다골' 쏘니, 토트넘에 희망 쐈다

사우샘프턴 1-1 동점 상황서

후반 45분 페널티킥 결승골

감독 경질·케인 부상 침체속

메이슨 대행에 데뷔승 선물

4위 첼시 2점차로 따라붙어

토트넘의 손흥민이 22일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 사우샘프턴전에서 페널티킥 결승 골을 터뜨리고 있다. /런던=EPA연합뉴스토트넘의 손흥민이 22일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 사우샘프턴전에서 페널티킥 결승 골을 터뜨리고 있다. /런던=EPA연합뉴스




멀어지는 4강의 꿈과 감독 경질 사태까지. 토트넘이 심하게 흔들리고 있었다. 마우리시오 포체티노 감독이 지난 시즌 중 옷을 벗었고, 뒤이은 ‘명장’ 조제 모리뉴 감독마저 올 시즌을 완주하지 못하고 쫓겨났다. 유로파 리그 16강 탈락 등 성적 부진 속에 모리뉴는 습관적으로 선수 탓을 하기 시작했는데, 이로 인한 갈등이 모리뉴 체제를 허물었다는 것이 현지 매체들의 해석이다.






22일(한국 시간) 사우샘프턴전은 그래서 중요했다. 선수단 안팎의 뒤숭숭한 분위기를 해소하는 데 승리밖에는 방법이 보이지 않았다.

위기의 토트넘에는 손흥민(29)이 있었다. 주포 해리 케인이 없을 때마다 ‘난세의 영웅’으로 활약했던 손흥민은 케인이 발목 부상으로 빠진 이날도 팀 승리를 이끌었다. 사우샘프턴과 런던의 토트넘 홋스퍼 스타디움에서 치른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EPL) 홈 경기에서 후반 45분에 ‘극장 결승 골’을 터뜨린 것. 세르히오 레길론이 얻은 페널티킥을 오른발로 마무리했다. 골키퍼를 반대편으로 넘어뜨리는 완벽한 골이었다.

토트넘 손흥민(7번)이 22일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 사우샘프턴전에서 승리한 뒤 라이언 메이슨 감독 대행과 기쁨을 나누고 있다. /런던=로이터연합뉴스토트넘 손흥민(7번)이 22일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 사우샘프턴전에서 승리한 뒤 라이언 메이슨 감독 대행과 기쁨을 나누고 있다. /런던=로이터연합뉴스



3경기 연속 무승(2무 1패)을 끊고 2 대 1로 이긴 토트넘은 승점 53의 6위로 올라섰다. 4위 첼시보다 1경기를 더 치르기는 했지만 격차를 2점으로 좁히며 다음 시즌 챔피언스리그 진출을 향한 실낱같은 희망을 되살렸다. 손흥민보다 1살밖에 많지 않은 라이언 메이슨 감독 대행은 EPL 역사상 최연소 승리 감독(29세 312일)이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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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흥민은 2019년 11월 모리뉴의 토트넘 감독 데뷔전에서 1골 1도움으로 승리를 안긴 데 이어 한때 팀 동료로 뛰었던 메이슨에게도 감독 데뷔전에 승리를 선물했다.

손흥민은 이날 15호 골로 2016~2017시즌의 14골을 넘어 EPL 한 시즌 개인 최다 골 기록을 썼다. 독일 분데스리가 시절을 포함해 프로 경력을 통틀어서도 최다 골이다. 유로파 등 다른 대회를 포함해 총 20골을 넣은 손흥민은 1골만 보태도 한 시즌 공식전 개인 최다 골(2016~2017시즌 21골)과 같다. 경기 후 손흥민은 다음 경기인 리그컵 결승 맨체스터 시티전(26일 0시 30분)을 얘기했다. 이기면 프로 들어 처음 우승컵을 들게 된다. 손흥민은 “결승전 출전을 자랑스러워하는 것으로 만족할 생각은 없다. 승자가 돼 자부심을 느끼고 싶다”고 했다.

이날 후반 15분 개러스 베일의 동점 골이 터진 뒤 손흥민이 취한 행동도 화제가 됐다. 만세를 부르는 베일을 동료들이 둘러싸고 환호하는 사이 손흥민은 골 망에서 공을 건졌고, 얼른 베일 무리에게 다가가 하프 라인 뒤로 돌아가자고 재촉했다. 동점 골에 기뻐할 게 아니라 시간을 아껴 역전 골을 넣어야 한다는 메시지였다.

손흥민은 후반 30분에 레길론의 낮은 크로스를 논스톱 슈팅으로 연결해 역전 골을 넣었다. 이 골은 비디오 판독(VAR) 결과 골문 앞의 루카스 모라가 수비 시야에 영향을 미쳤다는 오프사이드 판정이 나오면서 취소되고 말았다. 하지만 아쉬움은 가장 중요한 순간에 깨끗이 씻겼다. 페널티킥 전담 키커였던 케인이 마스크를 쓴 채 관중석에서 경기를 지켜보다 손흥민의 페널티킥이 골 망을 흔들자 벌떡 일어서 환호했다.

/양준호 기자 miguel@sedaily.com


양준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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