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경제동향

320년 만에 여객선 들어온 만재도…주민들 “평생소원 이뤘다”

어촌뉴딜 만재항 준공식 열러

목포서 6시간 2시간으로 단축

주민들 “무엇보다 안전해서 좋다”

22일 전남 신안군 만재도에서 열린 어촌뉴딜 준공식에서 문성혁(왼쪽 네 번째) 해양수산부 장관 등 참석자들이 기념식을 하고 있다. /사진제공=해수부22일 전남 신안군 만재도에서 열린 어촌뉴딜 준공식에서 문성혁(왼쪽 네 번째) 해양수산부 장관 등 참석자들이 기념식을 하고 있다. /사진제공=해수부




“나이 많으신 분들이 지팡이를 짚고 큰 배에서 작은 배로 옮겨 탈 때 너무 위험했는데 무엇보다 안전해진 것이 좋습니다.”



지난 22일 전남 신안군 흑산면 만재도에서 열린 어촌뉴딜 준공식에서 만난 윤미자 부녀회장 입가에 미소가 가득했다. TV 예능프로그램 ‘삼시세끼’ 촬영장으로 유명할 뿐 아니라 우리나라에서 가장 가기 힘든 섬 중 하나였던 만재도에 여객선 접안이 가능해졌기 때문이다. 여객선을 타고 빠르고 안전하게 목포를 오가는 것이 평생소원이었던 만재도 주민들의 꿈이 이뤄진 날이었다. 섬에 사는 40여명이 모두 항구로 나와 문성혁 해양수산부 장관을 반갑게 맞이했다.

올해로 3년차를 맞이한 해수부의 어촌뉴딜300 사업 성과가 본격적으로 나타나기 시작했다. 어촌뉴딜300사업은 낙후된 선착장 등 어촌의 필수 기반시설을 현대화하고 지역 특성을 반영한 특화개발을 추진하는 지역밀착형 SOC 사업이다. 단순한 SOC 시설 현대화에 그치지 않고 주민 소득 향상 등 지속 가능한 경제활동 기반을 마련하는 것이 골자다. 이를 위해 2022년까지 300곳을 선정해 국비 2조 1,000억 원을 포함해 3조원을 투자한다. 섬 한 곳당 100억 원이 투입되는 셈이다.



만재도는 어촌뉴딜300 사업의 첫 준공지다. 만재도는 1700년대 사람이 살기 시작한 이후로 지금까지 여객선이 접안할 수 있는 시설이 없었기 때문에 해상에서 작은 배로 옮겨 타야만 섬으로 들어올 수 있었다. 여객선과 종선(큰 배에 딸린 작은 배)간 높이가 다르기 때문에 파도가 칠 때마다 흔들려 매우 위험했다. 박우량 신안군수 말에 따르면 배를 옮겨 타다가 휴대전화를 바다에 빠뜨리는 일은 예사고 잘못 디뎌 손이 부러지는 상황이 비일비재했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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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객선이 들어오게 되면서 목포에서 걸리는 시간도 5시간 40분에서 2시간 10분으로 크게 단축됐다. 그동안에는 목포에서 출발하면 만재도보다 더 멀리 있는 최서남단 가거도를 먼저 들렀다가 오기 때문에 시간이 배로 걸렸다. 이 문제도 직항 여객선을 놓으면서 해결됐다. 윤미자 부녀회장은 “오가는 시간이 오래 걸렸기 때문에 목포에 볼일이 있으면 본의 아니게 1박을 해야만 했다”며 “이제는 오전에 갔다가 오후에 들어올 수 있어서 너무 좋다”고 말했다.

주민들은 만재도를 편하게 오갈 수 있는 뱃길이 생기면서 관광 수입도 늘어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다만 숙박시설이나 산책로 등 여행객이 머물 수 있는 인프라는 여전히 부족한 상황이다. 삼시세끼를 촬영한 집도 현재는 텅 빈 채로 방치돼 있었다. 고현진 만재도 어촌계장은 “가장 시급한 문제가 민박 문제”라며 “도나 군을 통해서 많은 인원을 수용할 수 있는 숙박시설을 갖출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문성혁 장관은 “영토를 보전하는 효과가 있기 때문에 섬에 사는 자체가 국가를 위한 일인데 불편을 해소하는 정책을 추진해서 기쁘다”며 “어촌뉴딜이 300곳으로 끝나서는 안 되고 1,000곳으로 늘어 모든 어촌어항에 혜택이 돌아갈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강조했다.

만재도에 접안해 있는 여객선 / 사진=조지원 기자만재도에 접안해 있는 여객선 / 사진=조지원 기자


/만재도=조지원 기자 jw@sedaily.com


만재도=조지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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