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경제동향

입지 좁아지는 석탄…발전사들은 생존전략 마련 고심

LNG·신재생으로 사업 다각화…막대한 투자에 경영부담 우려도





기후정상회의를 계기로 석탄발전의 입지가 더욱 좁아지면서 석탄화력이 주력이던 발전사들은 생존 전략을 모색해야 하는 처지에 놓였다. 발전사들은 액화천연가스(LNG)와 신재생에너지로 사업 포트폴리오를 다각화하기 위해 적극적인 투자 계획을 마련해 시행 중이다. 다만 정부의 충분한 지원이 병행돼야 경영 부담 등의 부작용을 줄일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24일 발전업계에 따르면 정부가 해외 석탄발전 사업에 대한 공적금융 지원 중단을 천명함에 따라 석탄발전 수출은 더 이상 이뤄지지 않을 전망이다.

최대 발전 공기업인 한국전력은 정부 선언에 앞서 이미 작년 10월 신규 해외 석탄발전 사업을 하지 않겠다고 발표했다. 한전이 현재 해외에서 추진 중인 석탄화력발전 사업은 총 4건이다. 이 가운데 자바 9·10호기와 베트남 붕앙2 사업은 계획대로 투자를 진행한다. 상대국 정부 및 사업 파트너들과의 신뢰 관계를 고려해 정부가 사업을 지속하도록 결정했기 때문이다. 나머지 2건은 필리핀 팡가시난 화력발전 사업과 남아프리카공화국 타바메시 사업이다. 당초 한전은 필리핀 사업을 LNG 발전으로 전환할 예정이었으나, 채산성이 낮다는 내부 분석 결과에 따라 사업을 아예 중단하는 쪽으로 가닥을 잡았다.



필리핀 현지의 LNG 인프라가 열악해 사업 전환이 쉽지 않다고 판단한 것으로 전해졌다. 타바메시 사업 역시 애초 계획대로 사업 철회 수순을 밟는다. 한전과 함께 컨소시엄을 꾸린 일본 마루베니상사도 일찌감치 철수를 결정한 것으로 알려졌다. 한전 관계자는 "아직 본격적으로 사업을 시작한 게 아니라 프로젝트를 추진하는 단계였으므로 큰 손실은 없을 것으로 예상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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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전은 석탄발전의 대안으로 가스복합 사업을 적극적으로 검토한다는 방침이다. 한전은 필리핀 일리한(1,200㎿), 아랍에미리트 슈웨이핫S3(1,600㎿) 등 해외 가스복합 발전소를 다수 운영 중이다. 말레이시아 풀라우인다(1,200㎿)는 2024년 1월부터 상업운전을 개시한다.

한전의 5개 발전자회사도 LNG와 신재생에너지 등으로 사업 구조를 전환하는 데 박차를 가하고 있다. 동서발전은 사업비 약 1조원을 투입해 충북 음성군에 LNG 복합 발전소 건설을 추진 중이다. 서부발전은 경기 화성시 양감면에 2024년까지 세계 최대 규모(설비용량 80㎿)의 수소연료전지 발전소 건립을 추진한다. 중부발전은 충남 보령시와 함께 6조원을 들여 보령 앞바다에 2025년까지 1GW급 발전설비를 갖춘 해상풍력단지 조성을 추진 중이다. 남부발전은 2025년까지 풍력, 태양광 등 신재생에너지 사업에 4조원을 투자할 방침이다.

문제는 경영실적이 계속 악화하는 상황에서 막대한 투자 비용을 마련해야 하는 게 부담이라는 점이다.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에 따르면 지난해 연결기준으로 남동발전은 1,448억원, 서부발전은 859억원, 동서발전은 442억원, 남부발전은 74억원, 중부발전은 27억원의 당기순손실을 각각 기록했다. 이들 5개 발전사는 올해도 총 1조3,000억원 규모의 당기순손실을 기록할 것으로 예상된다. 각사의 당기순손실 예상치는 남동발전 3,500억원, 중부발전 2,633억원, 남부발전 2,521억원, 동서발전 2,460억원, 서부발전 2,308억원이다.

이처럼 발전 공기업의 경영난이 심화하면 결국 전기요금 인상을 압박하는 요인이 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발전업계 관계자는 "탈석탄 등 탄소중립 이행은 세계적 흐름인 만큼 거스를 수는 없다"면서 "공기업은 공기업대로 노력하고, 정부가 측면에서 지원하면 발전 생태계가 새로운 방향으로 나아갈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세종=김우보 기자 ubo@sedaily.com


세종=김우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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