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4일 방송된 MBC ‘실화탐사대’에서는 폭행과 가혹행위를 넘어 성적 고문까지 자행된 청학동 서당 폭력사건과 빌라 세입자들을 공포에 떨게 한 미스터리 표식의 비밀편이 전파를 탔다.지난 3월, 지리산 청학동에 있는 기숙사형 서당에서 폭행과 가혹 행위를 당했다는 14살 예빈이(가명). 같은 방을 쓰는 언니들은 예빈이의 머리를 변기에 넣고, 샴푸를 먹이고 옷을 벗겨 찬물을 뿌리는 등 예빈이에게 갖가지 범죄를 저질렀다.
문제는 이런 일이 한 서당에서만 일어난 것이 아니라는 것. 다른 서당을 다녔던 18살 민우(가명)는 함께 지내던 학생들에게 지속적인 구타와 동시에 체액을 먹이는 등 성적 고문까지 당했다. 서당 생활 후 틱장애가 생겼다는 장시우(가명)학생은 7개월간의 서당 생활을 돌아보는 그림에서 6단계의 회초리로 맞았던 기억과 기합을 받았던 이야기를 하며 몸서리쳤다.
기숙사 방에는 센서가 달려 취침 시간에 문을 열면 경보음이 울리고, 부모와의 면회는 월 1회로 제한됐으며 통화 역시 원장 등 관리자 앞에서만 가능했다. 서당의 감시 속에 아이들은 철저히 고립됐고 그 속에서 폭력은 더 가혹해져 간 것이다. 모든 걸 관리·감독해야 했던 서당의 원장은 오히려 아이들 중 연장자에게 아이들 제대로 관리하지 못한다며 날로 심해지던 가혹행위에 불을 붙였다.
피해학생들의 진술내용 확인을 위해 청학동을 찾은 제작진. PD를 만난 서당 원장은 “(자신의 혐의를) 인정하지 않으니 (청학동에서) 내려가십시오”라고만 답하며 더 이상의 인터뷰를 거부해 시청자들을 화나게 했다. 피해 당사자로 지목된 서당 원장들과 친분이 있다는 인근 서당 훈장은 “관리·감독도 한계는 있는 거잖아요. 이 아이들을 사회가 다시 받아들이게 하려면 어느 정도 폭(회초리 체벌)은 인정해 달라. 그렇지 않으면 통제가 불가능하다.”며 서당들의 입장만을 대변했다.
서당 인근의 한 중학교의 교장은 “학교 학생 중 서당 아이들이 80%다. 아이들을 보호하고 양육하는 기능을 가정에서 해야 하는데 그게 안돼서 서당에 보낸 거다. 이것은 사회적인 문제, 사회적인 현상으로 봐야 한다”고 말하며 개인만의 문제가 아님을 강조했다 한편 변기 물을 먹인 가해 학생 중 현재 한명은 구속되어 검찰에 송치되었고, 나머지 두 명은 불구속 수사 중이며 그 서당의 원장은 방임혐의로 입건되었다.
이날 방송에서는 지난 3월, 서울 강서구 한 빌라 전체에 의문의 쪽지가 붙은 사건도 함께 등장했다. 빌라 두 동에 걸쳐 붙은 종이는 총 40여 개. 충격적인 건 종이에 여성 성기를 지칭하는 두 글자 단어가 쓰여 있었다는 것. 그런데 CCTV에 찍힌 범인들의 모습은 놀랍게도 두 여성이었다.
해당 쪽지의 의미를 알지 못해 미궁에 빠진 사건은 한 제보자를 통해 실마리가 잡힌다. 해당 쪽지가 집을 잘 팔리게 해준다는 매매 부적의 한 종류라는 것. 이를 토대로 인근 부동산을 취재한 결과, 해당 빌라는 현재 재건축 문제로 수년째 집주인과 건축주 간의 알력 싸움이 있는 곳이라는 사실이 밝혀졌다. 자연스레 알력이 있는 당사자들의 소행으로 생각되었지만 뜻밖에도 범인은 집주인도 건축주도 아닌 제3자. 그것도 인근에서 부동산을 운영하는 중개업자 2명이었다.
오랜 취재 끝에 제작진을 만난 2명의 여성은 몇 년 동안 팔리지 않은 빌라가 팔렸으면 하는 바람에서 붙인 부적이고, 이 모든 것은 빌라 재건축 수수료 때문이었다고 말했다. 빌라가 매매되면 그들은 집주인으로부터 약 1,200만원, 건축주로부터는 약 3천~6천만 원의 수익을 얻을 것으로 예상되는데, 방송 마지막에 그들은 일이 이렇게 커질 줄 몰랐다며 자신들의 행동을 후회하는 모습을 보였다.
한편 우리 사회가 주목해야 할 이야기를 전하는 MBC ‘실화탐사대’는 매주 토요일 밤 8시 50분에 방송된다.
/김진선 기자/sestar@se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