길이라고는 기찻길 하나밖에 없는 마을, 이 길을 걸어야만 세상으로 나갈 수 있는 사람들을 위한 '양원역' 만들기 프로젝트가 시작된다. 진심을 쏟아낼 수 있는 배우, 30년 전의 배경, 모두의 꿈을 담은 '예쁘고 착한데 재미있는' 영화가 관객 맞이 준비에 한창이다.
26일 오후 영화 '기적' 제작보고회가 온라인으로 중계됐다. 이장훈 감독과 배우 박정민, 이성민, 임윤아, 이수경이 참석해 작품에 대한 이야기를 나눴다.
'기적'은 1988년 찻길 하나 없는 시골 마을, 오갈 수 있는 길은 기찻길 밖에 없지만 정작 기차역은 없는 동네에 간이역 만드는 게 단 하나의 꿈인 준경(박정민)과 마을 사람들의 이야기를 담은 작품.
이장훈 감독은 이야기와 메시지를 통한 공감에 주목했다. 그는 “시나리오를 본 분이나 편집본을 본 분 모두 ‘내 이야기 같다’고 말씀하신다. 꿈에 대한 이야기를 하고 싶었다”며 “최근 ‘소확행’이라며 내가 처한 현실에 만족하는 것이 사회적 분위기로 조성되고 있는데 이게 어린 친구들에게는 ‘어차피 안될거니까 포기해’라는 말 아닐까. 마음껏 꿈꾸고 부딪쳐 봤으면 좋겠다는 이야기를 하고 싶었다”고 설명했다.
그래서 제목도 기적이다. 이 감독은 “꿈을 이루는 것 자체가 기적처럼 느껴지는 세상 속에서 함께하면 이루어질 수 있다고 생각해 이 제목이 잘 어울리겠다고 생각했다”며 “영화를 보시면 공감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배우들 역시 조금은 특별한 이야기의 매력에 끌려 출연을 결정했다. 특히 이성민은 자신의 고향 동네 이야기에 주저 없이 출연을 결정했다. 무뚝뚝한 아버지이자 원칙주의 기관사 태윤을 연기한 그는 “내 이야기 같기도 하고 의무처럼 느껴지기도 했다. 내가 아는 곳에서, 내가 주인공처럼 (기찻길로) 통학을 했던 학생이었기에 공감가는 부분이 많았다”며 “페이지를 넘길수록 이야기에 빠져들었고, 청소년기를 보냈던 공간이 겹쳤다. 감독이 내 고향을 알고 보냈구나 싶기도 했다”고 말했다.
그러나 정작 작품의 무대인 경북 봉화군이 이성민의 고향인줄 몰랐다는 이 감독이 “오로지 이 캐릭터를 가장 잘 해주실 분이라고 생각해 시나리오를 보냈다. 나중에 고향 이야기를 듣고 이건 운명이라고 생각했다”고 답하자 이성민이 깜짝 놀라며 웃음을 자아내기도 했다.
박정민은 마을에 기차역을 세우는 것이 유일한 꿈인 준경을 맡았다. 그는 “촬영 끝난지 6개월이 지났지만 생각할수록 애정이 간다”며 “예쁘고 착한 영화라서 관객 여러분께 소개시켜드리고 싶다는 생각이 강하다. 함께 만들었던 모든 사람들을 잊지 못할 작품이 될 것 같다”고 설명했다.
준경의 비범함을 단번에 알아본 자칭 뮤즈이자 친구 라희를 연기한 임윤아는 “이 감독의 전작 ‘지금 만나러 갑니다’를 따뜻하게 봤는데, 이 시나리오를 보고도 울컥한 마음이 느껴졌다”며 “감독님이 작품을 어떤 방식으로 예쁘게 그려주실까 싶어 시나리오를 다 읽자마자 출연하겠다고 생각했다. 결정까지 하루도 지나지 않았다”고 말했다.
이어 “박정민은 처음 만났을 때부터 원래 알고 지내던 것처럼 좋았다. 현장에서도 편하게 해주셔서 라희와 준경의 모습이 더 잘 표현됐다”고 감사 인사를 전했고, 박정민 역시 “현장에서는 늘 웃음이 가득했다. 정말 재미있었다”고 화답했다.
배우들은 이날 오전 제93회 아카데미 시상식에서 배우 윤여정이 여우조연상을 수상한데 대한 기쁨을 함께 나누기도 했다. 박정민은 “소식을 듣자마자 문자메시지로 축하인사를 드렸다. 힘든 시국에 선생님께서 큰 선물을 주셨다”고, 이성민은 “드라마에서 친구 어머니로 출연하셔서 눈을 맞추고 호흡했던 순간이 영광스럽고 감동스럽다”고 축하를 보냈다.
임윤아는 “함께 작품을 해본적은 없지만 기회가 되면 꼭 한번 함께 해보고 싶다. 평소에 멋있고 존경하던 선생님이 좋은 상을 수상하셔서 축하드리고, 더 좋은 소식이 많이 들렸으면 좋겠다”고, 이수경은 “어린 시절부터 동경하던 선생님의 영광의 순간을 축하드린다”고 덧붙였다.
한편 예쁘고 착한데 재미있기까지 하다고 기대를 모으는 영화 ‘기적’은 6월 개봉 예정이다.
/최상진 기자 csj8453@se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