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얀마의 수영 유망주가 유혈 진압을 멈추지 않는 미얀마 군부에 항의해 도쿄올림픽에 출전하지 않겠다고 밝혔다.
미얀마 수영 국가대표인 윈 텟 우(26)는 최근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국민들의 피로 물든 국기 아래에서 행진하진 않을 것"이라며 미얀마 국민들에게 계속해서 고통을 가하는 군사 정권과 연계된 미얀마올림픽위원회와 함께 도쿄 올림픽에 참여하고 싶지 않다고 선언했다.
우는 미얀마 올림픽위원회(MOC)가 도쿄 올림픽에 선수단을 파견할 계획이라고 국제올림픽위원회(IOC)측이 자신에게 알려왔다고 밝혔다. 그는 군사 정권이 무방비 시민들에 대한 공습을 지시하고 평화 시위대를 죽이라고 명령했으며, 민주화 운동가들과 언론인, 예술인 그리고 체육인들에 대한 체포 지시를 계속해서 내린다면서 MOC는 군사 정권의 꼭두각시에 불과하다고 비판했다.
우는 "IOC가 MOC를 미얀마 내 올림픽 운동을 담당하는 정당한 조직으로 인정하지 않았으면 하는 게 나의 바람"이라고 밝혔다. 그는 또 지난 3월 제2도시 만달레이에서 거리 시위 도중 군경의 총에 맞아 숨진 태권도 강사 치알 신(19)을 언급하며 "그녀의 삶은 우리가 체육인들이 지키기를 원하는 가치들을 구현했다"고 말했다.
일본 교도 통신은 우가 6살에 수영을 시작해 미얀마의 대표 수영 선수 중 한 명으로 성장했으며, 지난 2019년 동남아시안 게임에서 올림픽에 출전할 수 있는 기록을 달성했다고 전했다. 당시 우는 SNS에 "미얀마인도 수영에서 해낼 수 있다는 것을 보여주기 위해 계속해서 최선을 다할 것"이라며 올림픽 출전에 대한 각오를 다졌다. 그의 페이스북 소개 글도 "2020 도쿄 올림픽을 꿈꾸는 미얀마 수영선수"라고 적혀 있어 올림픽 출전에 대한 간절함을 보여준다.
현재 호주 멜버른에서 훈련에 매진 중인 우는 "20년간 수영으로 경쟁하며 살아왔지만, 이제는 내가 처음 수영을 배운 후로 가져왔던 꿈과 작별해야 할 수 있다"며 올림픽 출전 포기에 대한 안타까운 심정도 내비쳤다. 미얀마는 버마 시절이던 1948년 처음으로 올림픽에 출전했고, 민주화 운동으로 수백 명의 시민이 숨졌던 1988년에도 서울올림픽에 선수단을 보냈다.
미얀마 인권단체 정치범지원협회(AAPP)에 따르면 전날 기준 군경 폭력에 의해 사망한 것으로 확인된 미얀마 시민은 755명에 달했고, 약 4,500명이 체포·구금됐다.
/박예나 인턴기자 yena@se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