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이버의 올 1분기 매출이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30%나 늘었지만 스톡옵션·스톡그랜트 등 거액의 인건비 부담에 영업이익은 소폭 감소했다. 하지만 네이버는 앞으로도 보상 체계를 강화해 글로벌 인재를 확보해 나갈 방침이다. 아울러 현재 웹툰·스노우 외엔 미미한 해외 매출 비중을 장기적으로 35%로 끌어올릴 계획이다.
네이버는 29일 올 1분기 매출은 지난해 같은 기간 보다 29.8% 늘어난 1조 4,991억 원, 영업이익은 1% 감소한 2,888억 원을 기록했다고 밝혔다. 직전 분기인 지난해 4분기에 비해서는 매출과 영업이익이 각각 0.9%, 10.8% 줄었다.
네이버가 올 1분기 전년 동기 대비 30%에 가까운 매출 성장을 달성했음에도 불구하고 영업이익이 감소한 것은 인건비 때문이다. 네이버는 올 1분기 개발·운영비용으로 전년 동기보다 32.3%, 전 분기보다 19.8% 늘어난 3,743억 원을 썼다.네이버의 영업비용은 개발·운영비를 제외하고는 모두 직전 분기보다 줄었다. 결국 지난 2019년부터 부여된 스톡옵션과 지난 19일 발표한 1인 당 1,000만 원의 스톡그랜트 비용이 반영되면서 영업이익이 고꾸라진 것으로 분석된다. 박상진 네이버 최고재무책임자(CFO)는 컨퍼런스콜에서 “올 1분기 주식보상비용이 총 709억 원”이라며 “올 2월 부여한 스톡옵션이 50~60억 원, 올 7월 부여 예정인 스톡그랜트 비용이 160억 원가량 포함됐다”고 설명했다. 네이버의 스톡그랜트 규모는 연간 650억 원 내외로, 앞으로 3년간 매 분기 160억 원 가량이 추가 비용으로 인식될 예정이다. 주식보상비용이 전혀 없었다면 네이버의 1분기 영업이익은 3,500억 원대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20%쯤 증가할 수 있었다.
한성숙 네이버 대표는 높은 인건비 부담에도 해외 사업 강화를 위해 보상 강화 기조를 이어갈 방침이다. 한 대표는 이날 컨퍼런스콜에서 “글로벌 시장에서 성장을 가속하기 위해서는 우수한 인재를 지키고 확보해야 한다”며 “보상 체계 강화를 지속해나가겠다”고 밝혔다. 박 CFO 역시 “라인의 실적이 네이버 실적에 포함됐을 때 해외 매출 비중은 35% 수준이었다"며 "자력으로 수년 내 달성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현재 네이버의 해외 매출 비중은 한 자릿 수로 알려져 있다. 글로벌 성공 가능성이 가시화된 분야는 웹툰·웹소설 콘텐츠 정도에 불과하다. 네이버는 지난 1월 6,500억 원에 인수한 북미 최대 웹소설 플랫폼 왓패드와의 시너지를 바탕으로 글로벌 스토리 콘텐츠 시장을 노리고 있다. 한 대표는 “오는 5월 왓패드 인수를 완료한 후 현재 광고 기반인 왓패드의 사업구조에 네이버웹툰의 결제 구조를 도입해 수익성을 높일 것”이라며 “왓패드가 진행 중인 90여개의 영상화 프로젝트를 포함해 2차 저작물 사업을 벌일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커머스 사업도 세계 시장으로 향한다. 네이버는 일본 소프트뱅크와 합작한 Z홀딩스에 스마트스토어 기술을 수출했다. 일본을 발판으로 동남아 지역에도 스마트스토어 시스템을 적용하는 방안도 검토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올 1분기 스마트스토어 거래액은 전년 동기 대비 53% 늘었고, 쇼핑라이브 거래액은 반년 전에 비해 2배 늘었다. 이에 따라 올 1분기 커머스 매출은 전년 동기 보다 40.3% 증가한 3,244억 원을 기록했다. 한 대표는 “신세계와의 지분교환을 통해 신선식품과 명품 거래를 확대할 계획”이라고 했다.
핀테크·클라우드 분야도 성장을 이어가고 있다. 1분기 핀테크 매출은 2,095억 원으로 지난해 간은 기간에 비해 52.2% 늘었다. 네이버페이 결제액은 8조4,000억 원에 달했다. 클라우드 분야에서도 매출 817억 원으로 1년 전보다 71.1% 성장했다. 한 대표는 “1분기 의미 있는 투자와 협력 성과들이 있었다”며 “글로벌에서의 사업적 성장을 더욱 가속화하겠다”고 말했다.
/윤민혁 기자 beherenow@se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