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희연 서울시교육감이 학교 내 코로나19 확산을 막기 위해 오세훈 서울시장이 제안한 자가 검사 키트에 대해 입장을 바꿔 일선 학교에 제한적으로 도입하기로 결정했다. 서울시는 서울시교육청과 함께 5월부터 시내 학교에서 자가 검사 키트 시범 사업을 추진한다는 방침이다.
조 교육감은 29일 서울 종로구 서울시교육청에서 열린 기자 간담회에서 “자가 검사 키트를 제한적으로 학교에 도입하는 방안을 추진한다”며 “우선 집단감염이 우려되는 100명 이상의 기숙형 학교나 운동부 운영 학교 등에 제한적·보조적 수단으로 활용하는 방안을 적극적으로 검토하겠다”고 밝혔다. 서울시교육청과 서울시는 자가 검사 키트의 학교 시범 사업 기간을 5월부터 7월 방학 전까지 약 8주로 잡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앞서 교육계는 자가 검사 키트의 학교 도입에 부정적인 입장이었다. 조 교육감도 지난 21일 ‘코로나19 방역 대응 강화 조치 발표’ 브리핑을 할 때만 해도 자가 검사 키트의 정확도가 떨어진다면서 도입에 반대의 뜻을 보였다. 그러나 8일 만에 입장을 바꾼 것이다. 조 교육감은 “자가 검사 키트 2개 제품이 3개월 한시적으로 식품의약품안전처의 허가를 받아 상황 변화가 있었다”며 “현재 중앙 집중적 검사 시스템에서 다중적 검사 체계로 가야 한다고 생각한다”며 입장을 선회한 배경을 설명했다.
교육부는 서울시교육청에서 자가 검사 키트 도입 제안을 받고 관련 내용 검토에 나설 계획이라고 밝혔다. 다만 여전히 신중한 입장이다. 유은혜 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은 이날 정부서울청사에서 ‘제3차 학교일상회복지원단 회의’를 주재하며 “자가 검사 키트는 검사 결과의 정확성과 비용 대비 효과 등에 대해 전문가들의 이견이 많은 바 충분하고 신중하게 검토했으면 한다”고 밝혔다. 이어 “서울 지역은 서울시교육청과 긴밀히 협의하겠다”고 덧붙였다.
한편 정부는 다음 달 3일부터 적용할 ‘사회적 거리 두기’ 조정안과 적용할 특별 방역 조치를 30일 발표한다. 중앙사고수습본부는 거리 두기 조정안에 대해 “현재 관계 부처, 지방자치단체와 논의 중”이라고 밝혔다. 현재 수도권과 부산 등 일부 비수도권에는 거리 두기 2단계, 비수도권에는 1.5단계가 각각 적용되고 있다.
코로나19 백신 1차 접종자는 이날 오후 3시 30분 기준으로 301만 2,654명으로 집계됐다. 정부는 접종 완료자를 대상으로 다음 달 5일부터 ‘2주 자가격리’ 의무를 면제하기로 결정한 것에 이어 ‘인센티브’를 추가했다. 정부는 예방접종을 마쳤으면 요양병원·시설에서 가족을 대면 상태로 면회할 수 있도록 허용할 계획이다.
/김창영 기자 kcy@sedaily.com, 김성태 기자 kim@se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