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다리고 기다리던 마지막 복수만 남았다. 짧지만 너무 길어보였던 복수의 끝은 피바람일까 몰락일까.
tvN 토일드라마 ‘빈센조’(연출 김희원 / 극본 박재범)의 마지막 복수극이 코앞으로 다가왔다. 더이상 물러설 곳 없는 외나무다리에서 만난 빈센조(송중기 분)와 장준우(옥택연 분)의 마지막 대결을 앞두고 온갖 예측이 쏟아지고 있다.
어머니의 죽음 이후 인간의 탈을 벗은 빈센조는 뚜벅뚜벅 악당들을 향해 나아가고 있다. ‘죽음보다 더한 수치심’과 ‘고통의 단계를 천천히 느끼는 죽음’을 주겠다는 그의 무표정 앞에 장준우를 지키던 이들이 하나씩 나가떨어지고 있다.
유쾌했던 금가패밀리 식구들은 이 ‘공포의 복수’ 대열에 합류했다. 까만 정장으로 패밀리룩을 맞춰 입은 이들은 이제 철거나 숨겨진 금 따위의 이야기를 하지 않는다. 나를 지키기 위해서, 자신들을 위해 거대 악에 맞선 빈센조의 오른팔과 왼팔로 거듭났다. 기꺼이 빈센조가 세운 작전의 말이 된다.
그를 둘러싼 환경이 빈센조의 설계인지도 모른체 장준우는 위협을 피하겠다며 스스로 감옥에 들어갔다. 사방이 벽에 둘러싸인 공간에서 그는 꼼짝하지 못한 채 빈센조의 계략에 따라 움직인다. 한편이었던 남동부지검장 한승혁(조한철)과 정검사(고상호)까지 등을 돌리기 시작하며 물에 빠진 쥐 꼴이 되어버린다.
“배부른 고양이는 쥐를 잡으면 하루종일 갖고 놀다가 잡아먹거든. 지금까지 너를 살려둔 이유는 쥐처럼 갖고 놀기 위해서야. 잡아먹기 전 마지막으로 갖고 노는 단계. 니가 유리방 안에서 바벨타워가 무너지는걸 보게 하는 것.”
빈센조가 패밀리를 구하기 위해 잠시 한국을 떠난 틈을 타 금가프라자는 기요틴 파일을 노리는 자들의 급습으로 위기에 처했다. 조사장(최영준)은 붙들렸고, 피아노학원 원장 서미리(김윤혜)가 해커였다는 사실도 발각됐다. 그리고 다시 열린 난약사 아래 강철금고. 이미 그럴 줄 알았다는 듯 금도 기요틴 파일도 감쪽같이 사라지자 분노한 대선후보의 세력은 홍차영(전여빈)이 있는 지푸라기로 밀고 들어왔다. 그리고 위기의 순간, 거짓말처럼 빈센조가 다시 등장했다.
“5분 안에 속성으로 대가 좀 치러보자.”
사실 바벨제약 원료창고를 폭파시킨 4화 이후 ‘빈센조’의 흐름은 통쾌하다기보다는 지지부진에 가까웠다. 확실한 복수도, 뒤통수를 거하게 맞는 것도 아니었다. 바벨과 최명희(김여진)가 함정을 파면 유연하게 빠져나가고, 찾아가 위협을 하고, 다시 함정을 빠져나가는 유린에 가까웠다.
그 과정 속에서도 복수는 조금씩 나아갔다. 홍유찬(유재명) 변호사를 죽게 한 최명희의 졸개들을 이용할 만큼 이용하다 잔인하게 해치우고, 바벨의 자금고리를 끊었다. 바벨타워와 연계된 부정부패한 인사들을 꽁공 묶었고, 장한석의 동생 장한서(곽동연)마저 포섭했다. 사방이 콘크리트로 막힌 감방에 갇힌 채, 그의 지위를 지탱하던 모든 이들을 쳐내며 결국 장한석을 옴짝달싹 할 수 없게 만들었다. 그렇게 배부른 고양이는 하루종일 갖고 놀다가 잡아먹을 쥐 한 마리를 완벽하게 손에 넣었다.
빈센조를 없애고 금과 기요틴 파일까지 차지하려는 대선후보 이경영이 “진행시켜”를 발동한 상태. 여기에 극한의 본성을 드러낸 장준우마저 ‘고양이와 쥐’ 이야기를 듣고 폭주한 상황에서 빈센조의 마지막 작전이 시작된다.
마지막인 만큼 파격적인 ‘액션’이 등장하는 것은 당연지사. 예고편에서부터 납치를 의심케 하는 홍차영의 목걸이는 이 마지막 대결이 ‘법정극’ 뿐만 아니라 끝내 피를 보게 될 것을 예고한다. 모든 악당들이 끝내 파국을 맞게 될까. 아니면 빈센조가 몇 번이고 되풀이하듯 언급한 모두를 죽일까. 일단 자비 같은 달달한 결말은 없다. 파멸로 간다.
이제 많고 많았던 고구마는 다 먹었고, 사이다를 마실 차례다. 유리방 안에서 잘 지켜보자. 바벨타워가 어떻게 무너지는지….
/최상진 기자 csj8453@se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