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엔 안전보장이사회가 미얀마 사태와 관련한 동남아국가연합 아세안(ASEAN)의 ‘폭력 중단’ 합의를 지지하며 조속한 이행을 촉구했다.
1일 AP통신·로이터통신 등에 따르면 유엔 안보리는 지난달 30일 크리스틴 슈래너 버기너 유엔 미얀마 특사로부터 화상 브리핑을 들은 후 이같은 내용의 성명을 발표했다.
안보리의 성명에는 아세안 합의의 중요성을 강조하면서 사태의 평화적 해결을 위해 조속히 5개 항목을 이행할 것으로 요청했다. 아세안 10개국 정상들이 합의한 5개 항목으로는 ▲미얀마의 즉각적 폭력중단과 모든 당사자의 자제 ▲국민을 위한 평화적 해결책을 찾기 위한 건설적 대화 ▲아세안 의장과 사무총장이 특사로서 대화 중재 ▲인도적 지원 제공 ▲특사와 대표단의 미얀마 방문 등이다. 유엔 안보리는 현 상황과 관련해 "심각한 우려를 표하며 민주주의 회복과 즉각적인 정치범 석방을 요구한다"고 밝혔다.
현재 유엔 안보리는 상임 이사국인 중국과 러시아의 반대로 성명 발표 이외의 직접적이고 강력한 행동엔 나설 수 없는 상황이다. 버기너 특사는 화상 브리핑에서 아세안이 '폭력 중단'에 합의한 후에도 군부가 시민들에 대한 탄압을 멈추지 않는다고 비판했다. 그는 특히 "국제사회가 공동 대응에 나서지 않으면서 미얀마는 폭력 사태가 심화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버기너 특사는 이와 함께 아세안 합의 당시 정상회의에 참석한 미얀마 군 리더인 민 아웅 흘라잉 장군과도 만났지만 대화 내용은 당분간 비밀에 부치기로 합의했다고 설명하기도 했다. 현재 버기너 특사는 태국에 머물면서 미얀마 입국을 시도하고 있지만 군부에서 입국을 허가하지 않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미얀마 인권단체인 정치범지원연합(AAPP)에 따르면 지난 2월1일 군부가 쿠데타를 일으킨 이후 반 쿠데타 시위를 유혈 진압하면서 지금까지 최소 759명의 시민이 숨졌고 3천485명이 구금됐다.
/김기혁 기자 coldmetal@se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