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말부터 내린 눈으로 강원 산지는 ‘5월의 설국’으로 변했다. 푸른 신록과 새하얀 눈이 어우러져 봄이라고는 믿을 수 없는 설경이 연출된 것이다.
강원도 양양과 홍천을 잇는 구룡령에는 2일 오전까지 최대 18.5㎝의 큰 눈이 내렸다. 대관령에도 1.6㎝의 눈이 내리며 나뭇가지마다 눈꽃이 만발했다. 전날 오후 9시10분부터 이날 오전 5시 30분까지 강원 중북부 산지에는 대설주의보가 내려졌다. 5월에 대설특보가 발효된 것은 1999년 이후 22년 만이다.
푸르름이 움트기 시작한 나무와 형형색색의 봄꽃 위에 눈이 소복이 쌓여 오가는 이의 시선을 붙잡았다. 새벽길을 달려온 사진가들은 카메라에 '5월의 설경'이라는 진귀한 풍경을 담기 바빴다. 구룡령 굽잇길을 지나던 운전자들도 갓길에 차를 세우고 스마트폰으로 연신 설경을 담아냈다.
아쉽게도 이날 오전 해가 솟아오르고 기온이 오르면서 눈은 빠르게 녹기 시작했다. 백두대간에 낮게 깔린 구름도 서서히 걷히고 사진가들은 한 시라도 놓칠까 연신 카메라 셔터를 눌러댔다.
기상청에 따르면 이날 낮 최고기온이 영서 내륙은 20도, 산지는 14도까지 오를 것으로 예보됐다.
기상청은 "해발 700m 이상의 고갯길에는 밤사이 많은 눈이 쌓이거나 빙판길이 나타나 미끄러운 곳이 있겠으니 교통안전에 주의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조교환 기자 change@se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