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이 김일성 주석의 회고록 '세기와 더불어'의 국내 출판 논란을 두고 “언론의 자유마저 무참히 유린당했다”고 비판했다.
북한 대외선전매체 ‘우리민족끼리’는 3일 "최근 남조선에서 '세기와 더불어'가 출판돼 파문을 일으키고 있다"며 "상식을 초월하는 비정상적 사태"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그동안 남조선에서 출판·보급되지 못한 것 자체가 민족의 수치"라며 "참다운 언론의 자유마저 무참히 유린당하는 민주주의 폐허지대 남조선 사회의 자화상을 그대로 보여주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다른 선전매체 ‘메아리’도 이날 중국의 '분서갱유' 사건까지 언급하면서 "남조선에서 얼마만큼의 자유와 민주주의가 있는지 의문"이라고 비꼬았다. 이어 "언론의 자유와 출판의 자유는 인간이 누려야 할 자유 중에서도 가장 초보적인 것"이라고 강조했다.
앞서 도서출판 민족사랑방은 지난달 1일 김일성 주석의 항일 투쟁 회고록을 담은 '세기와 더불어' 8권을 발간하면서 서평을 통해 "뒤늦게나마 우리나라에 소개할 수 있게 된 것을 기쁘게 생각한다"며 "좌익 세력의 항일 무장투쟁도 항일 투쟁의 혁혁한 공적으로 인정하는 날이 오길 기원한다"고 밝혔다.
그러나 현재 국내에서는 이적표현물로 분류된 상태로 판매가 중단됐다. 대법원은 지난 2011년 정부의 허가 없이 방북한 혐로 기소된 정모씨의 상고심에서 원심을 확정하면서 그가 소지한 서적 ‘세기와 더불어’를 이적표현물이라고 판단했다.
/김혜린 기자 rin@se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