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화웨이가 결국 독자 운영체계(OS)인 훙멍(鴻蒙·영어명 Harmony)을 탑재한 스마트폰을 출시했다. 미국의 제재로 안드로이드 OS를 구할 수 없게 되자 결국 독자노선을 걷기로 한 것이다. 화웨이 성패가 중국과 미국이 디커플링(탈동조화)의 시금석이 될 전망이다.
3일 환구망 등 중국 매체에 따르면 화웨이는 최근 출시한 스마트폰 ‘메이트40(Mate40) 4G’ 모델에 처음으로 훙멍을 깔았다. 화웨이는 작년 12월 연례 개발자대회에서 올해부터 훙멍을 사용하기로 했다고 언급했는데 이번에 처음 제품이 나온 것이다.
이번에 나온 메이트40 4G는 작년 10월 5G 전용으로 출시된 메이트40의 ‘다운그레이드 버전’이다. 이와 함께 기존 화웨이 스마트폰 사용자들에게도 훙멍으로 운영체제를 바꿀 것을 권고하고 나섰다.
화웨이가 줄곧 사용하든 안드로이드 운영체제를 포기하고 대신 독자적인 훙멍을 쓰기로 한 것은 미국의 제재로 인한 불가피한 선택이다. 2019년 5월 시작된 미국 정부의 제재로 구글은 화웨이와의 거래를 끊었고 이에 따라 스마트폰도 안드로이드 운영체제를 더이상 쓸수 없게 됐다.
세계 스마트폰 운영체제는 크게 구글의 안드로이드와 애플의 iOS로 나뉘어 있다. 결국 화웨이가 새로운 운영체제로 이에 도전하는 셈이다. 과거에도 삼성전자 등 많은 업체들이 양대 운영체제에 도전했지만 이렇다할 성공을 거두지는 못했다.
지금도 중국 정부의 규제로 중국내에서는 구글을 사용하지 못하는 중국 고객들은 충격이 덜하겠지만 해외 고객들이 새로운 훙멍을 선택할지는 미지수다. 시장 조사 업체 카운터포인트에 따르면 한때 삼성전자와 더불어 세계 1위를 다투던 화웨이의 세계 스마트폰 시장 점유율은 작년 2분기 20%, 작년 3분기 14%, 작년 4분기 8%에 이어 올해 1분기에는 5%로 추락하고 있다.
/베이징=최수문특파원 chsm@se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