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내칼럼

[만파식적] 바다링




중국 베이징시에서 서북쪽으로 60㎞가량 가면 만리장성이 나온다. 바다링(八達嶺)장성이다. 진시황은 흉노족 등 유목 민족의 침입에 대비해 기존 성곽을 잇고 없는 부분은 새로 축조해 만리장성을 만들었다. 진시황이 바다링장성 앞에서 하늘을 보고 길게 탄식했다는 얘기까지 전해지다 보니 진시황이 바다링장성을 건설한 것으로 잘못 아는 사람들이 많다. 진시황의 중국 통일 전 전국시대 칠웅의 하나인 연국이 이미 바다링 일대에 군사 방어 시설을 건축했다는 기록이 있다. 바다링이라는 이름은 사통팔달(四通八達)의 팔달에서 유래했다는 설이 지배적이다. 이곳이 전략적 요충지임을 생각하면 그럴듯하지만 다른 설명도 있다. 명나라가 ‘달단’ 세력을 제어하는 의미로 이곳을 ‘파달단’으로 명명했는데 나중에 음이 비슷한 바다링으로 바뀌었다는 설이다. 달단은 중국이 타타르족을 부르던 이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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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다링장성의 관문은 천하제일웅관으로 불리는 쥐융관(居庸關)이다. 여씨춘추에는 ‘천하에 아홉 개 요새가 있는데 쥐융이 첫 번째’라고 기술돼 있다. 쥐융관이라는 이름 역시 ‘평범(庸)한 사람이 거(居)해도 능히 관(關)이 된다’는 뜻이니 이곳이 얼마나 험준한 곳인지 알 수 있다. 바다링장성은 1952년 일반인에게 개방된 이후 2억 명 이상이 다녀갔다고 한다. 리처드 닉슨, 미하일 고르바초프, 넬슨 만델라, 엘리자베스 2세 등 각국 정상을 비롯한 많은 명사들이 여기에 포함돼 있다.

최근 5일간의 노동절 황금 연휴를 맞아 바다링 일대에 관광객이 몰려들었다고 중국 언론들이 전했다. 인터넷 동영상을 보면 바다링은 인산인해를 이뤘는데 그중에 마스크를 쓰지 않은 사람들도 많았다. 3일 현재 중국은 본토의 코로나19 확진자가 12일째 0명이라고 주장하고 있으니 관광객 급증이 방역 자신감의 발로인지 궁금하다. 하지만 이런 중국을 바라보는 지구촌 사람들은 혹시라도 코로나19 대유행이 재연되지 않을까 조마조마하기만 하다. 우리 사정을 돌아보면 착잡하기도 하다. 백신을 서둘러 확보하고 방역도 철저히 해 1년 반 가까이 계속되는 코로나19 봉쇄를 하루빨리 풀었으면 한다.

/한기석 논설위원 hanks@sedaily.com


한기석 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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