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기업

[단독] SK, 美 수소생산 기업에 지분 투자 검토

탄소 배출 없는 친환경 기술 겨냥

수백억원 규모 지분 확보 저울질

원료 조달서 생산·유통·운송까지

수소 생태계 주도권 장악 속도전

SK 본사 건물 모습 [연합뉴스 자료사진]SK 본사 건물 모습 [연합뉴스 자료사진]




SK(034730)그룹이 천연가스를 전기분해해 수소를 생산하는 기술을 보유한 미국 화학 업체에 투자하는 방안을 검토 중인 것으로 파악됐다. 화석연료인 천연가스를 이산화탄소가 발생하지 않는 방식으로 분해해 수소를 생산할 수 있는 핵심 기술을 겨냥한 것이다. 원재료 조달부터 수소 생산·유통·운송까지 수소 생태계 전반에 걸쳐 주도권을 확보하려는 SK의 움직임이 빨라지고 있다는 평가다.



4일 재계에 따르면 SK그룹 지주사인 SK㈜는 미국 화학 업체인 ‘모노리스’에 지분 투자하는 방안을 내부 검토하고 있다. 투자 규모는 수백억 원 수준으로 알려졌다. 미국 중부 네브래스카주(州)에 본사와 생산 설비를 구축해놓고 있는 모노리스는 지난 2012년 설립된 화학 회사다. 약 95%가 메탄(CH4)으로 구성된 천연가스를 플라스마 방식으로 전기분해해 이산화탄소 배출 없이 고체 상태 탄소인 카본블랙(흑연)과 수소를 생산할 수 있는 기술을 보유하고 있다.





SK가 주목하는 기술도 바로 이 기술이다. 천연가스를 개질해 생산하는 블루수소와 달리 이산화탄소 배출이 없어 친환경 기술로 평가된다. 모노리스는 공정에 필요한 전력 100%를 재생에너지를 통해 조달하고 있다. 호주의 신재생에너지 기업 헤이저그룹 등이 이 같은 방식을 연구개발(R&D)해 상용화하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다. 우리나라 국책 연구 기관도 탄화수소를 분해해 수소를 생산하는 기술 개발을 진행하고 있다. 수소 에너지 분야의 한 전문가는 “탄화수소 분해 방식은 수소는 물론 탄소섬유 소재 등으로 쓰일 수 있는 흑연도 생산할 수 있기 때문에 대량 생산이 가능하다면 경제성 확보에 유리하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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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노리스 투자 검토는 SK가 추진하는 수소 생태계 구축 작업 일환이다. SK는 수소 생태계 전반에 걸쳐 주도권을 확보하기 위해 외부 투자를 활발히 전개하고 있다. 주로 핵심 기술 확보 차원이다. 오는 2025년까지 18조 5,000억 원을 수소 생태계 조성에 투자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가장 최근에는 수전해 설비인 전해조 제조 기술과 액화수소 플랜트, 수소충전소 건설 기술을 보유한 미국 플러그파워에 1조 6,000억 원을 투자하기도 했다. SK는 플러그파워와 함께 아시아 지역에서 수소 생태계 조성 사업을 공동으로 추진하고 있다.

SK그룹 계열 민간 액화천연가스(LNG) 발전사인 SK E&S는 호주 가스전(바로사-칼디타) 지분도 보유하고 있어 향후 모노리스 투자가 성사돼 양사 간 협업으로 이어질 경우 시너지도 기대할 수 있다. SK E&S는 2025년부터 20년간 호주 가스전에서 연간 130만 톤의 LNG를 국내로 들여올 계획이다. SK 관계자는 모노리스 투자와 관련해 “결정된 바 없다”고 밝혔다.

/한재영 기자 jyhan@sedaily.com


한재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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