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 국내증시

작년 어린이날 가입했다면 '수익률 63%'…진짜 선물된 '어린이펀드'

1년 수익률 63%로 액티브주식형펀드 웃돌아

삼성전자 등 성장형 우량주 담은 효과 '톡톡'

저렴한 보수와 어린이경제교육으로 차별화

'자산증식·투자교육' 노린다면 선물해볼 만





부진한 성과로 오랫동안 외면 받던 어린이 펀드가 ‘반전 수익률’로 관심을 받고 있다. ‘어린 자녀에게 선물해줄 만한 주식을 담은 펀드’라는 취지에 맞춰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현대차 등 성장성을 갖춘 우량주에 분산투자하는 투자 방식이 효과를 본 덕이다. 증권가에서는 지난해 어린이 펀드의 성과를 두고 ‘성공적인 장기 분산투자의 전형’이라는 평가를 내리고 있다. 특히 최근 미성년 주식 계좌가 급증하고 투자 연령도 낮아지는 상황에서 어려서부터 기업에 대한 관심을 높이고 금융 투자에 대한 지식도 쌓을 수 있는 어린이펀드가 간접투자 상품으로 제격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4일 금융 정보 분석 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설정액 10억 원 이상인 22개 어린이펀드의 지난 1년간 수익률은 63.27%를 기록했다. 증시가 좋았던 덕도 있기는 하지만 전체 액티브 주식형 펀드 수익률(61.68%)과 비교해도 우수한 성과다. 지난해 어린이날 선물로 100만 원을 투자한 어린이 펀드를 자녀에게 선물했다면 한 해 사이에 163만 원이 든 통장을 받게 된 셈이다.

개별 펀드를 보면 ‘한국밸류10년투자어린이펀드’가 78.68%, ‘NH-Amundi아이사랑적립펀드’가 75.56%, ‘신한엄마사랑어린이적립식펀드’가 66.13%, ‘미래에셋우리아이3억만들기펀드’가 56.68%의 성과를 냈다.



어린이 펀드는 어린이 가입자에게 특화된 펀드다. 투자 대상도 장기 자산 마련이 가능한 성장성을 갖춘 대형 우량주다. NH-Amundi아이사랑적립증권펀드는 삼성전자 비중이 22.54%이고, SK하이닉스(4.73%)와 네이버(2.95%), LG화학(2.67%), 삼성SDI(2.59%), 현대차(2.39%) 등 성장 잠재력이 큰 정보기술(IT)과 자동차 기업을 담고 있다.

관련기사



신한엄마사랑어린이적립식펀드는 삼성전자 투자 비중이 24.01%로 어린이 펀드 중에도 가장 높은 편이다. SK하이닉스(6.14%)와 네이버(5.06%), LG화학(3.74%), 카카오(3.54%) 등이 뒤를 이었다.

변동성이 컸던 지난해 증시에서 어린이 펀드의 성과를 두고 우량주에 장기 분산투자라는 투자의 기본 원칙이 통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자녀의 투자 교육은 덤이다. 어린이 펀드 운용사들은 어린이가 알아보기 쉽도록 그림 위주의 운용 보고서를 내고 가입자들을 대상으로 한 해외 탐방 캠프, 경제 교육 등 부수적인 혜택을 제공하고 있다.



신한운용은 펀드 가입자를 대상으로 2006년부터 매주 어린이 경제레터를 발행해오고 있다. 코로나19 확산 전인 2019년까지는 16회에 걸쳐 가입자를 대상으로 한 예술 경제 캠프도 진행했다. 미래에셋자산운용은 지난 2006년부터 우리아이펀드 가입자 중 추첨을 통해 선발한 청소년들이 3박 4일 일정으로 중국 상하이를 방문하는 글로벌 경제교육 프로그램 ‘미래에셋 우리아이 글로벌리더대장정 프로그램’을 운용해오고 있다. NH-Amundi운용도 아이사랑펀드 가입자를 대상으로 연 2회 추첨을 통해 미국·일본 등 주요국 금융 도시 탐방 프로그램을 진행한다.

최근 자녀 투자 교육 열풍이 거센 점도 어린이 펀드의 관심을 높이는 요인이다. 고용진 더불어민주당 의원실이 금융위원회로부터 받은 자료에 따르면 2019년 9만 3,322건에 불과했던 미성년자 신규 주식 계좌 개설 건수는 지난해 47만 5,339건으로 늘었다. 증권가에서는 어린이 펀드를 잘만 고른다면 자녀의 자산 마련과 동시에 투자 교육의 효과까지 얻을 수 있다고 입을 모은다. 박진호 NH-Amundi자산운용 주식운용1본부 본부장은 “자녀 본인 명의 펀드를 가입시켜주는 것은 경제가 성장하며 자신의 자산이 커가는 모습을 확인하고 장기투자가 좋은 수익률을 가져온다는 믿음을 심어줄 수 있는 가장 큰 교육”이라며 “직접투자를 관리하기 어려운 바쁜 부모라면 어린이 펀드를 꼭 활용하길 권하고 싶다”고 말했다.

/양사록 기자 sarok@sedaily.com


양사록 기자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더보기
더보기





top버튼
팝업창 닫기
글자크기 설정
팝업창 닫기
공유하기